예후 나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치료길 열리나

BTK억제제 기반 새로운 항암화학요법 개발
완전관해율 31.8%, 무진행생존율 33.1%

기사승인 2024-04-24 12: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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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후 나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치료길 열리나
고영일·박창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서울대병원

예후가 나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의 새로운 치료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고영일·박창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한국 림프종 임상연구 콘소시움(CISL) 공동연구팀은 저등급 림프종 치료에 사용되는 표적항암제인 ‘BTK억제제’(아칼라브루티닙)에 기반한 새로운 항암화학요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은 빠르게 진행하는 공격성 림프종의 일종으로, 악성 림프종의 절반 이상은 이에 해당하는 유형이다. 치료는 리툭시맙 등 항암제를 병용하는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하는데, 환자 10명 중 4명은 1차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한다.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 치료법이 도입되면서 환자들의 예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절반가량의 재발·불응성 환자는 정립된 표준 치료법이 없으며 기대여명이 6개월에 그칠 만큼 예후가 나쁘다.

이에 연구팀은 표적항암제 BTK억제제와 다발성골수종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조절항암제 ‘레날리도마이드’, C20 표적항암제 ‘리툭시맙’을 병용하는 항암요법(R2A요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66명의 환자에게 이 항암요법을 적용하고 치료 반응을 추적 관찰하는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평균 약 9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54.5%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은 종양 크기가 감소하거나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치료 반응을 보였다.

특히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는 전체 환자 10명 중 3명꼴(31.8%)로 나타났다. 또 1년 무진행생존(PFS) 비율은 전체 환자의 33.1%로, 환자 3명 중 1명은 1년간 종양이 진행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BTK억제제가 저위험 림프종뿐 아니라 공격성 림프종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며, 이 항암제에 기반한 병용요법이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을 완치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영일 교수는 “BTK억제제 기반 항암치료는 CAR-T 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검증된 R2A요법을 최근 개발 중인 이중항체치료, CAR-T 치료와 병용한다면 생존율을 높이는 또 다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