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 느린학습자·자녀 안전 우려에…서울시, 경계선 지능 한부모 지원

기사승인 2024-05-08 13: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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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 느린학습자·자녀 안전 우려에…서울시, 경계선 지능 한부모 지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시가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의도치 않은 위험 상황에 노출되기 쉬운 경계선 지능 한부모와 그 자녀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

서울시는 오는 10일 한부모가족의 날을 앞두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계선 지능인 가족에 대한 맞춤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8일 밝혔다. 경계선 지능인과 한부모가족에 대한 각각의 지원은 그동안 있었지만, 경계선 지능인의 자녀 양육에 초점을 맞춘 지원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로 지적장애(IQ 70 이하)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평균 지능에는 도달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말한다. 지적장애인으로 등록되지 못해 각종 교육,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6월29일 발표한 ‘경계선 지능인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구 중 경계선 지능인이 정확하게 몇 명인지에 대한 국가통계는 없지만 지능지수 정규분포도에 따라 전체 인구의 약 13.6%가 경계선 지능으로 추정된다.

경계선 지능 한부모는 지적장애인에 포함되지 않아 일반 한부모 수준의 지원만 받고 있어, 양육인으로서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 한부모가정은 총 28만5878가구로, 이중 자녀 양육에서 안전이 우려되는 경계선 지능 한부모는 약 4만명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경계선 지능인은 적절한 양육지원만 이뤄진다면 일반인과 다르지 않게 부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A특수학교 심리상담사 박모씨는 “경계성 지능인 부모 중엔 양육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거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심리검사를 통해 인지·인식하도록 하고, 부모 교육·양육코칭 등을 지원한다면 부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경계선 지능인 한부모가 양육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하는데 주안점을 둔 ‘서울시 경계선지능 한부모·자녀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먼저 경계선 지능인 한부모를 상시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전담창구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내 ‘통합지원단’을 신설하고, 전문 상담 인력을 추가 배치한다. 경계선 지능 한부모로 판정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사례관리위원회에서 가구별 사정, 당사자의 양육 의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자녀의 성장 시기별 자극 결여 등으로 인해 발달지연이 우려되는 경우엔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등 전문기관 개입을 통해 자녀의 균형성장을 지원한다. 사례관리 또는 연계기관을 통해 가정이 모니터링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촘촘히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지원책은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나 홀로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경계선 지능 한부모는 사회의 배려와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며 “서울시는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경계선 지능 한부모에 대한 지원을 새롭게 시작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약자와 동행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