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점포 믿었는데”…소자본 분식 프랜차이즈, 줄폐업 행렬

일부 분식 프랜차이즈 지난해 50~60곳 폐점…“고물가·경쟁 때문”
일각선 가맹본부 관리 미흡 주장…“본사 차원 노력 필요”
코로나19 이후 프랜차이즈 늘어…경쟁서 도태되는 곳 적지 않아

기사승인 2024-06-29 1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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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점포 믿었는데”…소자본 분식 프랜차이즈, 줄폐업 행렬
서울의 한 시장에서 판매중인 떡볶이. 사진=김건주 기자

‘소형점포’ 등을 믿고 시작한 분식 프랜차이즈 매장의 폐업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아이템 ‘분식’ 프랜차이즈가 고물가와 경쟁에 부딪히며 가게를 철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약 33㎡(10평 )기준 5000만원 수준의 창업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진 분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걸작떡볶이치킨’은 지난 2022년 62곳이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걸작떡볶이치킨의 가맹점은 2020년 153개에서 2021년 210개로 늘었지만 이후 지속 하향해 100개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창업 플랫폼 마이프차에 따르면 걸작떡볶이의 가맹점은 올해 기준 99곳이다.

‘응급실국물떡볶이’도 지난해 53곳이 폐점했다. 2020년 전국 281개 가맹점을 운영하던 응급실국물떡볶이는 올해 172개 가맹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떡볶 참 잘하는 집, 떡참’의 가맹점 수도 2022년 321개에서 올해 102개로 하락했다. 신참떡볶이, 아딸, 감탄떡볶이 등도 마찬가지다.

이는 최근 물가가 오르며 재료비부담이 커졌지만 분식의 경우 ‘저렴함’을 내세운 음식으로 가격 올리기도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우후죽순 생긴 분식 프랜차이즈끼리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물가가 오르다보니 재료비도 오르는 동시에 소비도 위축됐다”며 “게다가 분식 프랜차이즈도 너무 많아 경쟁할 곳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 관리에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모든 떡볶이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최근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는 곳도 확인된다. 예를 들어 지난 2022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스텔라떡볶이는 당시 31개 가맹점에서 올해 151개 가맹점으로 증가했다. 최근 10~20대에서 인기를 끄는 배우 주현영을 모델로 내세우고 떡볶이를 찍어먹는 ‘별가루 튀김’을 함께 제공하는 등 브랜드의 특색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동종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오픈 후에도 본사 차원에서 마케팅, 서비스 등을 유지하며 가맹점주들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라며 “믿고 계약한 점주들이 계속 일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문제를 확인하고 고쳐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코로나19 이후 새로 생긴 프랜차이즈들이 많아 소비 패턴에 따라 도태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요식업계는 코로나19가 지나간 이후 분위기가 나아지며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경쟁에서 도태되는 곳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 차원에서는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프랜차이즈에 특별한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가맹사업자와 가맹점사업자, 법적·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자 등을 회원 자격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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