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로 즐긴다”…폭염 앞둔 업계, ‘저도수’ 주류 확장

여름 다가오며 무알코올 음료 라인업 늘어
‘과음문화→가볍게 오래’…소비자 폭 확대
과일향 담은 저도수 주류 등 여름철 소비 확대 전망

기사승인 2024-07-02 14: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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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로 즐긴다”…폭염 앞둔 업계, ‘저도수’ 주류 확장
1일 서울 용산구의 한 편의점에서 논알코올 음료 카스0.0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주류 소비량이 높은 여름이 다가오며 유통업계에서 무알코올·저알코올(3.5% 이하) 등 저도수 음료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취하기 위해 과음을 즐기던 음주문화에서 코로나19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을 고려하며 오랜 시간 즐기는 문화가 확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주류를 즐기는 모임이 많아지는 여름철 무알코올 소비도 함께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일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약 2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무알콜·논알콜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에는 10배인 2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조사 결과에서도 2018년 1040만달러였던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지난해 1770만달러로 70% 넘게 성장했다.

실제로 주류업계에서는 저도수 주류의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오피셜 파트너로 지정된 오비맥주 카스는 건전한 음주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 0.05% 미만인 ‘카스0.0’을 중심으로 올림픽 응원을 전개하고 있다. ‘카스0.0’은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는 동시에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한 음료다. 더워진 날씨에 소비자들이 다음 날에 대한 걱정 없이 맥주의 신선하고 짜릿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게 카스의 설명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아시아 최초로 논알콜 기네스 맥주를 출시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운영하는 ‘기네스’는 지난 4월 논알콜 버전 ‘기네스 0.0’을 국내에 선보였다. 기네스 0.0은 알코올 함량이 0.05% 미만이지만, 기네스만의 기술로 로스팅한 커피향과 달콤한 초콜릿, 캐러멜 향이 어우러져 알코올 섭취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나 잦은 회식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분위기로 즐긴다”…폭염 앞둔 업계, ‘저도수’ 주류 확장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칭따오 부스에서 ‘논알콜릭 레몬’ 등 저도수 음료들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특히 여름이 되며 시원하고 상큼한 과일맛을 첨가한 무알코올 음료가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다. 칭따오는 최근 과일 맛을 첨가한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 등 저도수 음료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 29~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개최한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에서 무대를 중심으로 4개 부스에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논알콜릭’, ‘논알콜릭 레몬’ 등 저도수 음료를 전했다.

행사에서 논알콜릭 레몬을 구매한 20대 관객은 “날이 더워 맥주를 마시면서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지만, 술을 잘 마시지 못해 논알콜로 구매했다”며 “다른 음식과 잘 어울리고 일반 맥주와 차이가 없어 술이 약한 사람들이 마시기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저도수 주류 선호도는 국내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최대 음료 회사 산토리홀딩스에 따르면 일본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2022년에 4200만 상자가 판매돼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미국에서도 무알콜코올 음료 매출이 증가했다. 데이터 회사 NIQ는 지난해 10월7일까지 52주동안 미국 슈퍼마켓, 드럭 스토어, 대량 상품 매장의 매출을 추적한 결과 무알코올 맥주·와인·증류주 판매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저도수 주류의 소비가 증가하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무알코올 맥주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일본 등에서는 복숭아, 포도, 샤인머스캣 향 등 과일향을 담은 저도수 음료 제품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여름철 값이 오른 과일을 대신 소비하기 위해 과일향을 낸 저도수 주류 등의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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