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부터 지자체장까지 커지는 ‘반한’ 기류…“결선 투표 불안”

당 중진 ‘당정관계’ 문제 지적…지자체장 강한 비토
장예찬 “한동훈, 총선 패배 책임지고 자중할 필요”
박상병 “반한연대 배신자 프레임 영남권 정서에 먹혀”

기사승인 2024-07-04 06: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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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중진부터 지자체장까지 커지는 ‘반한’ 기류…“결선 투표 불안”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4월 11일 총선 결과에 따라 사임의사를 밝히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에 대한 당내 견제가 거세다. ‘반한연대’를 시작으로 지자체장과 원내 중진까지 나서 불안한 ‘당정 관계’를 지적하면서 한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당내 반한기류가 계속 이어진다면 전당대회에 어대한 기류에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임성근 골프모임 보도 정언유착’ 기자회견 후 차기 당대표에 필요한 능력으로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꼽았다. 그는 “누가 당을 하나로 만들고 당정 가교 역할을 해 국민의 지지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력이 뛰어난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당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큰 한 후보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는 채상병 특검법 일부 수용 의견을 꺼내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야당이 각종 특검법으로 ‘탄핵정국’을 이끄는 만큼 채상병 특검법 수용 의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위험하다는 이유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도 한 후보의 ‘인위적인 지원’ 발언에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전당대회에서 53%의 책임당원이 제대로 된 판단력이 없어 위에서 시키는 대로 김기현을 지지했다는 거냐”며 “자신의 출마를 변명하려고 책임당원의 자존심을 짓밟는 한 후보의 가벼운 언행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TK)과 캐스팅보트인 충청권 지자체장들은 한 후보를 거부했다. ‘친윤’ 핵심인 장제원 전 국민의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는 한 후보의 당원간담회 요청을 거절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1일 ‘민선 8기 전반기 도정성과 및 후반기 도정운영 방향 브리핑’ 후 취재진을 만나 “갑자기 온 사람이 당대표를 하면 어떻게 당을 이끌어야 할지 알 수 없다”며 “(총선 후보들이) 전혀 모르는 곳에 출마하는데 (선거를) 어떻게 이길 수 있냐”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같은 날 ‘민선8기 출범 2주년 기자회견’에서 “총선에서 당을 이끌다 참패했으면 자숙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직책에는 주어진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당대표는 대통령과 동행하고 지방선거를 책임질 역량이 있어야 한다. 원외 당대표는 한계가 있다”며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해야 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한 후보를 직격했다.

與 중진부터 지자체장까지 커지는 ‘반한’ 기류…“결선 투표 불안”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지난해 10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당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친윤계’에서도 반한 기류가 드러났다. 윤 대통령 1호 청년참모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22대 총선은) 너무 뼈아픈 패배였다. 직접적인 책임 있는 사람들이 지도부로 출마하는 상황”이라며 “자중하면서 보수진영과 국민이 입은 상처를 다독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후보가 인기는 있지만 총선 전과 비교하면 전통보수층에서 비토정서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당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도 보수 통합은 두고두고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당내 반한기류가 3주간 지속되거나 강화되면 전당대회에 변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은 3주 간 계속 비판적인 목소리가 이어지면 결선 투표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3일 본지와 통화에서 “전당대회 초기에는 한 후보의 1차 투표 과반이 관전 포인트였다. 그러나 원내·외에서 ‘반한’ 기류가 형성돼 결선 투표도 미지수가 됐다”며 “영남 정서에서는 ‘배신자’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평론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를 지켜본게 영남권”이라며 “한 후보가 특검법을 두고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게 겹쳐보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반한연대의 배신자 프레임이 먹힌다는 반증이다. 당내 중진과 친윤계, 지자체장들의 비판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결선 투표를 가도 확정적인 1등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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