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모녀, 경영권 재탈환?…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과 맞손

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일부 지분 매수
이사회 구성 및 의결권공동행사 계약 체결

기사승인 2024-07-03 19:44:37
- + 인쇄
한미약품 모녀, 경영권 재탈환?…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과 맞손
한미약품 전경. 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손을 잡았다. 형제에게 넘어갔던 경영권이 다시 모녀측으로 기울게 됐다.  

법무법인 세종은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의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양측은 매매계약과 함께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의결권공동행사약정)도 체결했다. 이로써 신동국 회장은 송영숙 회장의 특별관계자에 포함됐다.

이 계약에 따라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은 직접 보유하고 있는 35% 지분 외에도 직계가족과 우호 지분까지 더해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근접하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3일 기준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11.9%(815만6027주), 10.4%(713만2310주)이며 신 회장은 12.4%(849만8254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이를 통해 한미약품측은 소액주주들의 정당한 주식 가치 평가를 방해했던 오버행 이슈(잠재적 매도 물량)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 관계자는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 지분율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이같은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지속가능한 한미약품그룹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한미가 글로벌 제약사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지원토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자 가족 등 대주주(이사회 구성원)와 전문 경영인이 상호 보완하는 형태의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확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3월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으나 주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과 동향으로 30여년 전부터 그룹과 인연을 맺은 신 회장은 당시 주주총회에서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지지한 바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