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양보다 ‘질’…“청년친화적 근로시간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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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4-07-05 16: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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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양보다 ‘질’…“청년친화적 근로시간 구축해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가 주최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정책연구 공동세션에서 ‘한·중·일 청년의 일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 변화 분석’을 5일 발표했다. 사진=유민지 기자

한‧중‧일 동아시아 3국 청년들의 일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 워라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대한민국의 높은 교육열과 고학력화 장점을 살려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가 주최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정책연구 공동세션에서 ‘한·중·일 청년의 일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 변화 분석’을 5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중‧일 3국 청년들이 생각하는 일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다뤘다. 일반적으로 동아시아 3국은 유교권 국가이기에 고용과 실업 및 가치관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굉장히 이질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구성에서 청년들이 줄고 있다는 건 삼국의 공통점이지만 여가생활 등 워라밸 측면에서 일본은 유럽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며 “중국과 대한민국은 사회주의와 자본주라는 다른 체제를 가지고 있어 3개국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3국이 고용지표 강도에서 차이는 있으나 점점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기에 청년고용을 국가 중요 정책과제이자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청년 고용여건이 좋은 일본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일본은 실적관계라는 학교·기업간 연계를 토대로 졸업 전에 취업하는 나라”라며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자의 80%이상이 졸업 전 취업한다”고 설명했다. 

취업을 개인 능력에 기대는 한국 시스템을 지적하며 정부가 취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외에도 독일도 듀얼교육시스템으로 우리로 치면 고용노동부 직원이 대학에 파견 나와 학생과 기업을 매칭시켜준다”며 “한국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취업을 맡기기에 취업까지 평균 11개월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고용보장 프로그램 등 더 적극적인 대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동안 청년 일자리정책 사업으로 청년 의무고용제, 청년 취업성공패키지,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 등 을 진행해왔다”며 “국가가 1년간 청년 고용을 보장하는 유럽식의 청년 보장제와 같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중요한 건 일자리를 늘리기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중・일 청년 모두 ‘일이 사회적 의무’라는 질문에 전체 국가 평균보다 매우 낮은 응답이 나타났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이 청년의 직업 가치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것과 무관하지 않다.

김기헌 연구위원은 “정책적으로 근로시간을 청년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며 “유연근무제의 확대와 함께 근로시간이 아닌 생활시간에 대한 규제 방향으로 근로시간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유럽에서는 유연근무와 근로시간보다는 생활시간 확보가 가장 큰 논의점으로 떠올랐다. 

이어 “MZ세대들이 직장 버티지 못하고 나오는 이유는 직장 내 민주주의 때문"이라며 "기회의 보장, 공정성의 보장 면에서 정부가 이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마련해 한다"고 덧붙였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