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K] 도쿄에서도 이변은 계속된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연이은 탈락
특정 종목 강국들이 무너지는 추세

기사승인 2021-07-28 10: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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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PICK] 도쿄에서도 이변은 계속된다
일본 테니스의 희망 오사카 나오미가 여자 단식 3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사진=EPA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이변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어느덧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8일 기준 6일차 일정이 시작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다.

가장 큰 이변은 여자 테니스에서 나왔다.

세계 랭킹 2위인 오사카 나오미는 지난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여자 단식 16강에서 체코의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에게 0대 2(1-6, 4-6)로 완패했다.

예상치 못한 탈락이었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금메달리스트 후보였다. 최근 실전 경험이 적었다지만, 다른 선수들을 충분히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오사카에 대한 기대치도 컸다. 지난 23일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설 정도였다. 일본이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라는 의미였다. 개최국 일본은 오사카가 홈 대회의 이점을 살려 금메달 획득까지 기대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기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번 올림픽의 얼굴인 오사카는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로도 나섰다”며 “홈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오사카 외에도 여자 테니스에서는 이변이 이어지고 있다. 오사카를 비롯해 애슐리 바티(호주·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3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8위), 페트라 크비토바(체코·13위) 등 상위 랭커들이 일찌감치 탈락했다.

[올림PICK] 도쿄에서도 이변은 계속된다
단체전에서 기권을 선언한 뒤 아쉬워하는 시몬 바일스. 사진=로이터 연합
여자 체조의 ‘여왕’인 시몬 바일스는 올림픽 6관왕 도전이 무산됐다.

지난 27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결승에서 바일스는 도마를 제외한 남은 종목에서 기권했다. 첫 종목인 도마에 출전한 바일스는 13.766점으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자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경기를 포기했다.

미국 대표팀에서 바일스가 빠지면서 이날 금메달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선수들이 차지했다. 미국 대표팀은 여자 체조 단체전 3연패에 실패했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바일스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 올라와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있게 되면 정신이 좀 나가게 된다”며 “나는 나의 정신 건강에 집중하고 나의 건강과 안녕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일스는 역대 가장 위대한 제조선수 반열에 올라 있는 선수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도마, 마루운동, 개인종합, 단체전에 출전해 금메달 4개를 획득했다. 바일스는 오는 29일에는 개인종합 경기를 앞두고 있다. 다만 남은 경기에 출전할지는 미지수다.

[올림PICK] 도쿄에서도 이변은 계속된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는 이대훈. 사진=연합뉴스
특정 종목의 종주국들은 이번 대회에서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금밭이었던 태권도는 도쿄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는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한국이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최초의 대회다.

이를 대신해 러시아올림픽선수위원회(ROC), 크로아티아, 미국,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이 금메달을 1개씩 획득했다. 특히 태권도 여자 49kg급 경기에서 태국의 파니팍 옹파타나키트가 따낸 금메달은 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태권도가 메달 소외국의 희망 종목이 됐다”고 평가했다. K-pop, 한류 드라마 이전에 한국 최초의 성공적인 문화 수출품이라는 설명했다.

[올림PICK] 도쿄에서도 이변은 계속된다
일본의 첫 탁구 금메달을 만든 미즈타니 준(왼쪽)과 이토 마마(오른쪽). 사진=EPA 연합
탁구 혼합복식에서 일본의 미즈타니 준, 이토 미마가 중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딴 것도 대이변으로 평가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17년 만에 금메달을 얻지 못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탁구에서 나온 32개의 금메달 중 무려 28개를 가져간 탁구 절대 강자였다.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일본은 33년 만에 첫 금메달을 따냈다.

유도 종주국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유도 종목 금메달 싹쓸이를 목표로 삼았다. 일본은 금메달을 5개나 따냈지만, 일본의 꿈을 연거푸 물거품으로 만든 나라가 있다. 인구 190만여 명의 발칸반도 소국인 코소보다.

[올림PICK] 도쿄에서도 이변은 계속된다
코소보 유도 금메달리스트 노라 자코바. 사진=로이터 연합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코소보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크라스니키는 개막 후 첫날인 24일 결승전에서 일본의 도나키 후나에게 절반승을 거둬 일본의 유도 석권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노라 자코바 역시 26일 준결승에서 일본의 요시다 스카사를 절반승으로 따돌리고 결승에 올라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농구 종주국 미국의 위치도 도쿄올림픽에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조별리그 A조 1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76대 83으로 패배했다. 이는 올림픽에서 17년 만에 당한 패배다. 이전만한 선수들이 없다보니 금메달을 얻지 못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