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선 그은 파월 ‘입’에 뉴욕증시 후퇴… AMD 9%↓

다우 0.80%·S&P500 0.70%·나스닥 0.46%↓

기사승인 2023-05-04 06: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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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선 그은 파월 ‘입’에 뉴욕증시 후퇴… AMD 9%↓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투심이 얼어붙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0.29p(0.80%) 내린 3만3414.2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8.83p(0.70%) 하락한 4090.75, 나스닥지수는 55.18p(0.46%) 떨어진 1만2025.33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파월 의장의 입으로 쏠렸다. 이날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베이비스텝(0.25%p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금리를 5.00~5.25%로 끌어올렸다. 연준은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추가 긴축이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결정할 때 누적된 긴축 영향,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통화 긴축을 고려한다는 표현이 다소 완화되면서 시장은 사실상 금리 인상 국면이 마무리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증시는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성명에 담겼던 ‘추가 정책 강화가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가 빠진데 대해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 중단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6월 회의에서 데이터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인상을 끝으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물론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을 멈추더라도 현재 수준의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전히 뜨거운 미국의 노동시장을 보여주는 경제지표도 이날 나왔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는 4월 민간 기업 고용이 29만6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3만3000개를 크게 상회하고, 전월 증가폭인 14만2000개의 2배 이상인 수준이다.

종목별로 보면 퍼스트리퍼블릭 문제로 은행 위기가 재점화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는 지역은행 팩웨스트 뱅코프 주가는 전날 28% 가까이 내린데 이어 1.98% 하락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주가도 4.40% 떨어졌다. SPDR S&P지역은행 ETF는 1%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 기업 AMD의 주가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 발표에도 전망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9.22% 내렸다.

미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실험 약제가 알츠하이머 병 초기 환자의 인지 및 기능 저하를 느리게 한다는 신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고한 후 주가는 6.68%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한 연준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아론 스테이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준이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연착륙을 꾀하면서 인플레이션과 싸우며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 분석가는 CNBC에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 것이다”라며 “연준은 더 긴축된 신용 환경이 경제 활동과 고용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용 긴축이 경제를 약화하려 하고 있으며, 예상보다 더 뜨거운 노동과 물가 지표로 ‘퍼펙트 스톰’이 오지 않는 한 연준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