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인플레 긴장 속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하락… 페이팔 12% 급락

다우 0.17%·S&P500 0.46%·나스닥 0.63%↓

기사승인 2023-05-10 0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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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인플레 긴장 속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하락… 페이팔 12% 급락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번주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공개되는 가운데 미국의 연방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증시에 압박을 가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88p(0.17%) 떨어진 3만3561.8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95p(0.46%) 하락한 4119.17, 나스닥지수는 77.36p(0.63%) 내린 1만2179.55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10일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1일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대기하며 부채한도 상향 관련 논의와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주시했다. 미국 여야의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장이 마감되는 오후 4시(한국시간 10일 새벽 5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나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한다. 부채한도를 조건 없이 늘려달라는 민주당 출신 바이든과 정부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의회는 협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매카시가 대치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를 비롯해 하킴 제프리 하원 민주당 대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등 상하 양원 지도자를 만난다. 현재 상·하원이 모두 열리는 다음주까지는 의회가 합의를 이뤄야 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부채한도가 6월1일이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조속한 의회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CNBC를 통해 “부채한도를 올리지 못하면 ‘경제적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일에는 미국의 4월 CPI가 공개된다. 시장은 4월 C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5% 상승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어 11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지난주 후반 공개된 고용보고서가 강세를 보인데 이어 이번주 경제지표까지 예상을 웃도는 경우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더 후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산업, 에너지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지역은행발 은행 위기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퍼스트리퍼블릭 파산 이후 다음 타자로 거론되는 팩웨스크 뱅코프는 2.35% 올랐다. 자이언스 뱅코프 주가도 0.66% 상승했다. 반면 웨스크얼라이언스 뱅코프 주가는 1.35% 내렸다.

기업 실적도 이어졌다. 간편결제 서비스기업인 페이팔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1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12.73% 하락했다. 전기차업체 루시드 주가는 기대 이하의 실적에 5.58% 내렸다. 애플 부품 공급업체인 반도체기업 스카이웍스 주가도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5.15% 떨어졌다.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팔란티어 주가는 민간 사업자 급증에 힘입어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은 이후 23.39% 급등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CPI 발표를 앞두고 부채한도 이슈, 은행 위기 우려 등이 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CNBC에 “월가는 백악관의 부채 한도 협상 결과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질긴지 확인할 때까지 중요한 입장을 취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대출규제 강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은행 스트레스가 사라지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찰스스왑의 랜디 프레드릭 파생상품 전무 이사는 로이터를 통해 “전반적으로 비교적 평온한 시장이지만 부채 한도와 인플레이션이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