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돌아오고 달라진 T1, PO ‘태풍의 눈’ 될까 [LCK]

기사승인 2023-08-03 0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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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돌아오고 달라진 T1, PO ‘태풍의 눈’ 될까 [LCK]
경기 전 화이팅하는 T1 선수단. 라이엇 게임즈

확실히 달랐다. ‘페이커’ 이상혁이 합류한 T1이 180도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향후 진행되는 플레이오프서도 만만치 않은 상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T1은 2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광동 프릭스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이상혁의 복귀전이었다. 이상혁은 지난달 2일 농심 레드포스와 1라운드 맞대결 이후 손목 부상으로 약 한 달 가까이 재활과 치료에 매진했다. 

그 사이 T1은 바닥을 쳤다. T1은 이상혁이 빠진 이후 8경기에서 단 1승(7패)을 거두는 데 그치면서 3위에서 5위까지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상위권 팀은 물론 하위권 팀들에게 고전하며 체면을 구겼다.

2군에 있던 ‘포비’ 윤성원이 1군으로 콜업됐지만 이상혁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지 못했다. 오히려 문제는 기존 선수들에게 있었다. 이전까지 리그 정상급 실력을 뽐내던 선수들은 이상혁의 부재 후 다른 선수가 된 것 마냥 기량이 저하된 모습을 계속해 노출했다. 상대 팀들도 “이상혁이 없는 T1과는 해볼만 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T1 내에서 이전까지 이상혁의 영향력이 컸다지만, T1이 이렇게 무너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T1의 위기가 지속되던 가운데, 손목 상태가 호전된 T1은 광동을 상대로 복귀를 결정했다.

이상혁이 합류한 T1은 이전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사소한 실수로 라인전에서 무너지던 모습을 자주 노출하던 T1은 강력한 라인전과 더불어 정글러 ‘오너’ 문현준이 전 라인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빠른 속도로 경기를 풀어갔다. 선수들의 호흡도 이전과 비교해 더욱 좋아진 모습이었다. 

복귀한 이상혁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2세트 모두 ‘제이스’를 활용해 광동의 ‘제라스’를 상대로 라인전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영재’ 고영재가 ‘렐’을 활용해 몇 차례 갱킹을 시도했지만, 이상혁은 상대의 공략을 잘 흘려냈다. 1세트 막바지에는 바텀 2차 타워 앞에서 자신을 잡으려는 상대를 유도해, 역으로 T1이 에이스를 달성하게 했다.

비록 상대가 2라운드에서 전패를 기록 중인 광동이라지만, 이전의 강력한 모습을 뽐내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졌다.

경기가 끝나고 이상혁은 “지금 컨디션이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팬들이 보시기에 만족할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기 위해 24시간 노력하고 있다. 열심히 준비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한 달간 잘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예상치 못한 증세가 찾아와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생긴 것 같아 또 감사하게 생각한다. 팬들께서도 걱정하지 않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당장 다음주부터 진행되는 플레이오프에서도 T1의 지금 기세가 이어진다면, 상대하는 팀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정규리그 5위가 확정된 T1은 4위 팀과 맞붙을 확률이 매우 높다. LCK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3위가 5위와 6위팀 중 한 팀을 고르고 4위가 남은 팀과 붙게 된다. 아직 6위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3위 팀이 상대적인 약팀인 6위팀을 고를 확률이 상당히 높다. 

T1은 오는 4일 리브 샌드박스를 상대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