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근
고택 담장 위로 피어난 구름
25일 오후 거창 황산 전통한옥마을 고택(학자댁) 앞마당에서 주인 할머니가 고추와 여주를 가을 햇살에 정성껏 펼쳐 말리고 있다. - 거창 황산전통한옥마을의 초가을 풍경- 고택 툇마루 앉으니 가을바람 솔솔입추와 말복도 지나고 어느새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 처서도 지났다.살을 태울 것 같은 폭염도, 숨이 막힐 것 같은 한낮의 찜통더위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비 개인 하늘 흰 구름은 아직 따가운 햇살을 품고 있지만 고택(古宅)의 툇마루에 잠시 몸을 맡기니 산들산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린다. 비 개인 고택 장독대 위 파란하늘에 뭉게구름이 여유롭게 떠 다니고 있다. 지난 24일 하루 종일 세차게 내린 비가 그친 25일 고택의 구석진 곳까지 깨끗하게 몸단장을 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비온 다음날의 고택 풍경은 파란하늘에 뭉게구름이 여유롭게 떠다니고 있다. 대자연의 변화에 그저 순응할 뿐이다. 고택의 할머니는 창고에 넣어 둔 고추와 여주를 마당에 다시 꺼내어 말리고 할아버지는 담장에 묶어 세워놓았던 깨를 털고 있다. 마을 골목의 흙담 아래는 이름 모를 가을꽃들이 함초롬히 피어있고 담장 너머 밤나무와 감나무에 달린 밤송이와 감들은 서서히 가을 색을 띄며 익어가고 있다. ‘고택 넘어 피어오른 뭉게구름’ 거창황산리신씨고가(居昌黃山里慎氏古家)는 거창군청에서 서북 방향으로 10.6㎞ 떨어진 위천면 황산리의 황산 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황산 마을은 거창 신씨 동족 마을로,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수승대 인근에 위치해 있다. 국가등록문화재인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에 위치한 황산전통한옥마을 초가을 풍경이다. 거창 신씨(居昌 愼氏) 집성촌인 황산마을의 50여 호 고택들은 대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건립된 것으로 한말과 일제강점기 지방 반가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규모와 형식면에서 월등함을 보여주는 시도민속자료 ‘거창 황산마을 신씨고가’ 등의 지정문화재는 전통마을로서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한옥들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건립된 건축물로, 대한제국 말기와 일본 강점기 지방 반가 건축 양식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황산마을 인근 논에 비와 태풍을 이겨낸 벼가 가을 볕에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고택과 구름이 어우러져 엽서같은 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하늘에서 본 황산마을 전경'고택과 구름이 어우러져 그림엽서 같은 지리산 자락 아래 농촌마을 풍경이다. 거창=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