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캠핑 안전하게 즐기는 법

텐트 내 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 발생 위험성 실험
텐트 내 장작·조개탄 화로 사용 시 45초만에 일산화탄소 농도 500ppm까지
가스·등유 난방기기 사용 시 일산화탄소보다 이산화탄소 농도 급증 위험
일산화탄소경보기는 텐트 상부가 가장 빠른 반응… 적정위치 설치가 중요

기사승인 2024-02-11 07: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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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캠핑 안전하게 즐기는 법
텐트 안에 숯이 담긴 화로 설치하는 소방 관계자. 연합뉴스 제공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며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2022년) 텐트 내 일산화탄소 중독(자살시도‧화재‧(부탄)가스레인지 사고‧작업 중 가스중독사고 제외)으로 119에 신고한 건수는 총 114건으로, 이중 심정지 건수는 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립소방연구원은 겨울철 안전한 캠핑 문화 확산을 위해 텐트 내 화로와 난방기구 사용 실험을 통해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탄소 발생‧중독 위험성 검증, 감지기의 적정 설치 위치를 도출하였다.

실험은 ①돔 텐트(4인용)와 거실형 텐트(4인용)에서 난방기기 재료(가스, 등유, 장작, 조개탄)에 따른 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 발생 정도를 파악하는 실험과 ②일산화탄소 경보기의 경보 시점을 통해 효과적인 설치 위치를 검토하는 실험이었다(가스·등유난로: 캠핑용(휴대용) 소형, 화로: 1~2인용 소형).

① 실험 결과, 장작과 조개탄을 넣은 화로의 경우, 텐트 내 모든 위치에서 일산화탄소 최대 측정농도인 500ppm으로 나타났다.

돔 텐트 내에서는 화로에 장작과 조개탄을 넣은 후 불과 45초만에 500ppm에 도달하였고,

거실형 텐트 내에서는 전실에 화로를 두고 전실과 이너텐트에서의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장작의 경우 전실은 90초, 이너텐트는 510초, 조개탄의 경우 전실은 70초, 이너텐트는 180초 만에 최대농도 500ppm에 도달했다.

일산화탄소 농도는 400ppm인 경우, 1~2시간 후 두통이 발생하게 되며 1,600ppm에서는 2시간 후 사망에 이를 수 있다(출처: 한국가스안전공사).

실험에서 나타나듯 화롯대 등에서 사용한 목재·석탄류는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텐트 내부사용은 절대 삼가야한다.

가스와 등유를 사용하는 난방기기의 경우 일산화탄소보다 이산화탄소의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화탄소 농도는 공기 중 허용농도인 50ppm 미만으로 확인되었으나, 이산화탄소가 급증하여 최대 4만5천ppm(공기 중 4.5%)에 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가 되면 심박수 및 혈압이 증가하고, 5%에서는 어지러움, 두통, 호흡곤란의 증상이 나타나며, 8%가 되면 의식불명과 사망 가능성이 높다(출처: 미국 OSHA).

일산화탄소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위험에 이를 수 있으므로, 겨울철 텐트 내에서는 가스, 등유를 사용하는 난방기기 사용에도 주의가 필요하며, 부득이 사용하는 경우 주기적으로 환기해야한다는 것이 본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②경보기의 적정 설치 위치 도출을 위한 일산화탄소 경보기 반응시간 확인 결과, 상단(천장)에서 가장 빠른 반응을 보였으며, 하단(바닥)에서 가장 늦게 반응이 나타났다.

일산화탄소는 단위부피 당 질량이 산소보다 작고 부력에 의해 상승하므로 텐트 상부에 설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위험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국립소방연구원 구동욱 원장직무대리는 “일산화탄소는 보이지 않는 암살자로 불릴 만큼 위험 상황을 인지하기 어렵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텐트 내 장작, 조개탄 등 화로 사용은 삼가고, 이산화탄소 위험성이 실험을 통해 검증된 만큼 가스, 등유 난방기기 사용에도 각별히 주의해주시기 바란다”며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텐트 상부에서 가장 신속한 반응을 보이는 만큼 적정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