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양종희 호’ 100일…성과와 남은 과제는

최대실적 달성으로 ‘리딩금융’ 탈환…상생금융·주주친화 행보
글로벌 수익성·비은행 시장 장악력·KB국민은행 ELS 숙제

기사승인 2024-02-29 0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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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양종희 호’ 100일…성과와 남은 과제는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KB금융그룹 제공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28일부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9년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게 된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이어나가며 ‘리딩금융’ 탈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금융권 내 핵심 화두인 ‘상생금융’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등 올해 초부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양 회장이 이끌어나가는 KB금융은 올해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 글로벌 사업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지난해 리딩금융을 탈환한 만큼 리딩금융 지위를 사수해야 하는 것도 그의 숙제다. 

역대 최대 실적에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상생금융 선도 주자 평가도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회장은 지난해 11월21일 취임한 뒤 28일자로 취임 100일을 맞이하게 됐다. 양 회장은 지난 100일간 KB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실적에서 ‘리딩금융’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63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실적으로 2022년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 금융’ 지위도 되찾아왔다. 특히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으로 그룹 영업이익경비율(CIR)도 사상 최저인 약 41.0%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KB금융은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도 펼치고 있다. KB금융 이사회는 지난 7일 이미 지급된 분기배당금 1530원을 포함한 총 3060원의 주당배당금을 결정했다. 전년보다 4% 증가한 수준이다. 3200억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결정했다. 주주환원율을 37.5%로 전년대비 4.5%p 높였다.

상생금융 및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양 회장은 취임 후 KB의 경영 패러다임을 경쟁과 생존에서 ‘상생과 공존’으로 전환하며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양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금융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역할을 찾는 것이 KB의 시대적 소명”이라며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공식 취임일 전인 지난해 11월20일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상생경영 실천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후 KB금융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은행권 최대 규모인 총 3721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양 회장의 상생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KB금융 ‘양종희 호’ 100일…성과와 남은 과제는
23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피텔호텔에서 개최된 KB프라삭은행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이재근(오른쪽부터) KB국민은행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체아 세레이 캄보디아중앙은행 총재, 옴쌈은 KB프라삭은행장, 김현종 KB프라삭은행 부행장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글로벌 금융사업 개선·리딩금융 사수…풀어야 할 숙제 많아

취임 100일만에 많은 성과를 이뤄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이 남아있다. 먼저 취약한 글로벌 금융 사업 부문을 해결해야 한다. KB금융은 덩치에 비해 해외 부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핵심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중국(251억원), 캄보디아(1173억원) 현지 은행 두 곳에서 순익을 거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부코핀은행의 순손실액이 8021억원에 달하며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치열한 경쟁 속 올해 리딩금융도 사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딩금융에 걸맞는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증권(KB증권), 보험(KB손해보험), 카드(KB국민카드)를 모두 갖추고 있지만, 이들 모두 업권 내 1위를 차지한 곳이 없다. 올해 상생금융, 충당금 이슈 등으로 인해 은행업권의 이익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비은행 부문 강화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도 난제다. KB국민은행은 홍콩 H지수 연계 ELS 상품을 8조원 가량 전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판매했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만기가 도래하면서 50%가 넘는 원금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선제 배상을 강조하며 은행은 물론 지주까지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양 회장은 당면한 과제 가운데 글로벌 수익성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KB국민은행의 캄보디아 자회사인 KB프라삭은행의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열면서 캄보디아 금융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부코핀 은행의 경우 단기적 실적 개선 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어 가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부코핀은행의 경우 영업력강화와 IT기술력 시스템구축을 통해서 정상화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디지털, IT, 글로벌, 보험은 독립된 부문으로 강화했는데, 글로벌 등을 독립 부문으로 강화했다는 것은 이에 대한 성장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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