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가던 패키지 여행, 이젠 MZ가 간다 [쿠키청년기자단]

-패키지여행에 대한 2030세대 관심 높아져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여행 심리' 원인 중 하나
-새로운 문화권 배우고 싶은 욕구도 인기에 부합

기사승인 2024-03-10 0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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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가던 패키지 여행, 이젠 MZ가 간다 [쿠키청년기자단]
패키지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2030세대. 청년들은 밀도 있는 일정과 가이드의 설명이 패키지여행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중장년층을 위한 관광으로 여겨졌던 패키지여행에 2030세대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를 찾는 움직임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법무부의 출입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출국자는 658만145명으로 전년 대비 432.9% 증가했다. 감염 우려가 낮아지고 국제 항공 규제가 풀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패키지여행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30세대의 선호가 두드러진다. 하나투어는 2022년 연령별 해외 패키지여행 예약 동향을 발표했다. 그 결과 20~30대 예약 비중은 30%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6.3%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그동안 패키지여행 관광 상품의 주요 이용객은 5060세대였다. 업체가 숙소, 이동 수단, 명소 등을 정해서 제시하기 때문에 정보수집과 온라인 예약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게 인기였다. 반면 개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청년들은 자유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패키지여행 수요 지형이 달라진 데에는 ‘보복 여행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 욕구가 억눌렸다. 이 때문에 제한된 시간과 돈을 최대한 활용해 여행하고 싶은 심리가 강해졌다. 새로운 문화권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2030세대의 특성도 더해졌다. 밀도 있는 일정과 가이드의 설명을 누릴 수 있는 패키지여행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지고 있다.

대학생인 한윤진(22)씨는 지난해 12월20일에 친구와 함께 7박9일 동유럽 패키지여행을 떠났다. 2020년에 호주·뉴질랜드 관광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 이후 3년 동안 해외에 나갈 수 없었다. 한씨는 “외국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오랜 기간 한국에 묶여 있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갈증이 커질수록 특별하고 알찬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팬데믹이 잠잠해지자 한씨는 일부러 연말 기간을 골라 크리스마스 동유럽 관광 상품을 신청했다. 그는 “짜임새 있는 패키지여행 덕분에 그동안의 아쉬움을 풀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1월8일에 유럽 관광 상품을 이용한 최은희(21)씨는 7박9일 동안 촘촘하게 짜인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정에 맞춰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현지식을 먹었다. 대절한 버스를 타고 이동해 낭비되는 시간 없이 움직였다. 전문 가이드가 명소와 유럽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최씨는 “효율적으로 다양한 걸 경험하는 여행을 선호한다”며 “여러 장소를 보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패키지여행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업계가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을 앞다퉈 출시해 관광 수요를 빨아들이는 것도 2030세대의 패키지여행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경북대학교 관광학과 정지연 교수는 “젊은 층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최근 하나 투어는 30대 고객만 구입할 수 있는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교원투어는 MZ세대가 취향에 맞게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기능을 만들었다.

이은서 쿠키청년기자 euntto0123@naver.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