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유아 “한계를 허물고 싶다”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4-03-14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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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걸 유아 “한계를 허물고 싶다” [쿠키인터뷰]
그룹 오마이걸 멤버 유아. WM엔터테인먼트

약속 시각이 되자 키가 훤칠한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그룹 오마이걸 멤버 유아였다. 운동복에 슬리퍼 차림을 좋아한다는 그는 요즘 굽이 8~9㎝나 되는 하이힐에 매일 ‘탑승’한다. 14일 내는 신곡 ‘루프톱’(Rooftop) 때문이다. 유아는 이 곡 무대에서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기로 했다. 어려서 안무가를 꿈꿨을 만큼 춤에 정통한 그도 ‘힐 댄스’를 추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맨발로 무대를 누비던 ‘숲의 아이’의 변신이다.

“시크하고 카리스마 있고…섹시도 쪼끔 넣어봤어요.” 지난 7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미소는 수줍어도 목소리엔 자신감이 깃들었다. 그는 “처음엔 굽이 가늘어서 다리가 떨렸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며 “플로어(바닥) 동작을 연습하면서 무릎에 든 멍을 훈장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나 사실 이런 춤도 잘할 수 있었어’ 하는 느낌”이라 좋았다고도 했다.

신곡 ‘루프톱’은 경계에 관한 노래다. 하늘과 땅 사이 경계인 옥상(루프탑)에 서서 더 높이 도약하겠단 다짐을 표현한다. 신비로운 느낌을 강조한 솔로 데뷔곡 ‘숲의 아이’나 발랄한 오마이걸 노래와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유아는 이 곡 가사가 “100% 내 모습”이라고 느꼈다. “여기가 내 한계일까,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내 다음 꿈은 무엇일까….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잖아요. 저도 그래요. 지금까지 나는 어땠는지, 스스로 만족하는지, 내가 더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일지 늘 탐구해요. 한계를 허물고 싶은 제 마음이 반영됐어요.”

유아는 이 노래를 녹음할 때 배트걸을 떠올렸다고 한다. 배트걸은 DC 코믹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다크 히어로다. 유아는 “배트걸 이미지를 상상하며 부르니 감정 몰입이 잘 돼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여성 솔로 가수들의 우상인 가수 이효리의 무대도 연구하듯 감상했다. “어떻게 해야 저런 표정과 자신감이 나올까. 선배님은 어떤 마음 상태였을까. 나라면 어떨까. 이런 상상을 하며 무대를 봤고 덕분에 많이 배웠다”고 했다.

오마이걸 유아 “한계를 허물고 싶다” [쿠키인터뷰]
오마이걸. WM엔터테인먼트

유아가 속한 오마이걸은 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하이키에 앞서 ‘중소기획사의 기적’으로 불렸다. 신곡을 낼 때마다 인기가 올라간다며 ‘성장형 아이돌’의 표본으로 꼽히기도 한다. 유아는 “팀을 포기하지 않고 멤버들과 힘을 합쳐 여러 성취를 이룬 점이 가장 뿌듯하다”며 “멤버들로부터 털털함과 섬세함, 노력하는 자세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오마이걸은 2015년 데뷔해 내년 10주년을 앞뒀다. 히트곡 ‘살짝 설렜어’와 ‘돌핀’을 음원차트 톱100에 500일 가까이 올려놨을 만큼 음원 성적이 좋다. 두 곡은 2014년 이후 발매된 걸그룹 노래 중 가장 오래 차트에 진입한 1, 2위로 알려졌다.

“데뷔 초엔 방송국에 언니·오빠뿐이었는데 이젠 나보다 동생인 작가님이 생겼다”고 할 만큼 ‘베테랑 아이돌’이 된 지금, 유아는 고민이 많다. 그는 “K팝 트렌드가 달라지는 가운데 오마이걸과 유아는 어떻게 해야 할까 탐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성장도 했다. 그가 해온 모든 경험이 밑거름이었다. 앞길에 나쁜 구덩이가 파여있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던 4년 전의 유아(Mnet ‘달리는 사이’)는 이제 “그런 내 모습마저 받아들이려 한다”고 말했다.

“처음 솔로곡을 낼 때 두려움이 컸어요. 그러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도전했고 최선을 다해 음악을 연출했어요. 그 경험이 제게 자신감을 줬습니다. 지금도 두려움이 없진 않아요. 달리다 넘어지면 어떡하나, 나쁜 일이 생기거나 좋지 않은 반응이 돌아오면 어쩌나…. 다만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할 저를 믿어요. 내가 뭘 잘하는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집중하며 이번 활동을 해낼 생각입니다. 저만의 영역을 알아가고 있어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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