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8명 진통해열제 등 ‘치료약물’ 중독

질병관리청 15개 응급의료기관 대상 실태조사
전체 환자 60%, 자살 목적 등 의도적으로 중독 노출

기사승인 2024-03-17 1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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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0명 중 8명 진통해열제 등 ‘치료약물’ 중독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종합감기약.   사진=박선혜 기자


10대 청소년 10명 중 8명이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14개 시·도, 15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독 심층 실태조사 이 같은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2023년 한 해 동안 총 7766명의 중독환자가 내원했으며 여성이 55.4%, 남성이 44.6%였다. 연령대는 20대(18.0%), 50대(14.5%), 40대(13.6%) 순이었다.

10대 경우 80.5%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인 것으로 확인됐며, 세부 물질별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된 진통해열제․항류마티스제’(175건, 20.6%),  ‘벤조디아제핀계’(166건, 19.6%) 순으로 빈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10세 미만 아동과 영유아에서는 야외활동이나 가정 내 사고에 의한 노출이 많았는데, 특히 화장품, 락스 등 생활화학제품을 포함한 인공독성물질 중독이 31.1%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는 농약류에 의한 중독이 29.9%(350건)로 전체 농약류 중독(779건)의 44.9%를 점하고 있다.

중독 이유는 의도적 중독(자살 목적, 의도적 오용 등)이 전체의 66.1%로, 환자 3명 중 2명이 의도적으로 중독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됐다. 

의도적 중독은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층에서 여성이 많았으며, 20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비의도적 중독(사고, 작업장 중독 등)은 전 연령층에서 남성이 대부분이었고, 50~60대에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세 미만에서는 대부분 비의도적 중독이었다.

전체 조사대상자 7766명 중 49.5%(3,843명)는 중증 중독질환자에 해당했다. 중증 중독사례는 의도적 중독 환자에서 발생 비율이 더 높았고, 중증 환자의 연령은 평균 51세로 조사됐다. 

사망 사례는 122명으로, 전체 조사대상자의 1.6%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70세 이상(63.9%), 60대(14.8%), 50대와 40대(각각 5.7%) 순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이 71.3%로 여성(28.7%)보다 많았다. 사망환자의 중독물질은 농약류(66.4%)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10대는 모든 연령층 가운데 치료약물로 인한 비중이 가장 높아 치료약물의 안전한 사용 및 중독 발생 시 대처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층은 가정 내 농약류 취급, 보관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일산화탄소 중독률이 높은 20~40대는 야외활동 시 난방기구 사용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질병청은 청소년들의 치료약물 중독 예방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 및 응급처치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도 각 학교의 신청을 받아 지속적으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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