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양문석 대출, 위법 소지 발견”…앞으로 남은 절차는

새마을금고-금감원 중간 검사 결과 발표
자녀 제출 영수증, 대부분 허위
기한 3개월 넘긴 뒤에도 갚지 못하면…경매로
자녀 명의 타 금융기관 대출 어려울 듯

기사승인 2024-04-04 17: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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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양문석 대출, 위법 소지 발견”…앞으로 남은 절차는
이호진 금융감독원 중소금융검사 2국 국장과 이승권 새마을금고중앙회 검사감독 2본부 본부장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중간검사 결과 브리핑 후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정진용 기자

금융감독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4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안산갑 후보가 대구 수성새마을금고로부터 받은 사업자대출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우회하려는 위법·부당 혐의가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당국은 이에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임직원, 양 후보 자녀, 대출모집인 등에 대해 대출금 회수 외에도 제재조치, 수사기관 통보(사문서 위조 혐의 등)에 나설 예정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업자 대출을 받았다면 편법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많고 이해 관계가 많을 경우 최종 검사 전이라도 신속하게 발표하는 게 맞는다”고 발언한 지 하루만이다.

새마을금고와 금감원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새마을금고중앙회 본관에서 중간검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외 유용과 허위 증빙 제출, 부실 여신심사 등 위법·부당혐의가 발견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호진 금융감독원 중소금융검사 2국 국장과 이승권 새마을금고중앙회 검사감독 2본부 본부장이 브리핑에 나섰다.

금감원 “양문석 대출, 위법 소지 발견”…앞으로 남은 절차는
양 후보 자녀 대출 경위. 금융감독원

용도 외 유용 확인…“영수증 대부분 허위”

검사에서 확인된 위법, 부당행위는 △용도 외 유용 △허위증빙 제출 △여신 심사 소홀 3가지다. 양 후보 자녀는 지난 2021년 4월7일 본인 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사업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부모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등을 위해 일부(5억8100만원)를 대부업체에 이체하고 남은 5억1100만원은 양 후보 배우자 계좌로 입금한 사실이 확인됐다.

양 후보 자녀가 새마을금고에 사업자금을 증빙하기 위해 제출한 제품거래명세표(5개 업체, 7건)는 대부분 허위로 판명됐다. 국세청 홈택스 조회 결과 사업자등록번호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2개 업체, 3건), 대출 이전에 폐업한 경우(1개 업체, 1건), 명세표상의 업종과 상이한 경우(1개 업체 1건), 거래명세표에 기재된 차주의 주소지가 차주의 사업자등록증상 주소지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1개 업체 2건) 등으로 확인됐다. 영수증 7건 중 4건이 허위, 4건이 허위로 의심된다는 판단이다.

수성새마을금고의 여신심사 소홀도 지적됐다. 이 국장은 “수성새마을금고는 여신심사시 사업이력 및 사업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계약서, 담보설정 계약서, 사업자등록증 등만을 징구해 형식적으로 심사했다”며 “검사반은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취급된 개인사업자 주담대 전체 53건(잔액 257억원)을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이 끝난 뒤 질의응답에서 금감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국장은 대출 모집인, 차주, 금고 임직원 관계에 대해 “검사의 한계라면 한계인데, 명확하게 내용이 나온게 없다”며 “일단 관련 사건 내용을 수사기관에 통보하려 한다. 혐의자들에 대한 혐의 특정은 수사기관에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후보와 수성새마을금고 간 사업자대출 권유를 누가 했는지 엇갈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했다. 

금감원 “양문석 대출, 위법 소지 발견”…앞으로 남은 절차는
금융감독원
아파트 내놔 대출금 상환 가능성…다른 금융기관 대출도 어려울 듯

대구 수성새마을금고는 전날 새마을금고 중앙회 업무 지도에 따라 대출금 11억원 전액 회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날 중 양 후보 측에 등기우편로 이를 통보할 예정이다.

대출금 회수 기한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통상 대출금 회수 절차에 따르면 금고가 채무자인 양 후보 딸에게 보낸 회수 통보가 도착한 후 10일 이상의 준비기한이 마련된다. 기한을 넘기고 3개월이 지나도 갚지 못하면 경매 신청을 하게 된다. 양 후보는 앞서 입장을 밝힌 것처럼, 현재 보유 중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팔아 대출 상환 자금 11억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아파트의 최근 매매가는 38억~43억원 수준이다.

용도 외 유용이 적발되면 양 후보는 자녀 명의로 다른 금융기관에서의 대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개정된 ‘자금용도 외 유용 사후점검기준’에 따르면, 기업이나 개인사업자(임대사업자 포함)가 대출금을 용도 외로 사용하다가 사후 점검에서 적발되면 해당 대출을 즉시 상환해야 할 뿐더러 신규 대출을 받는 길이 막힌다. 첫 적발 시에는 해당 대출 상환일로부터 1년까지, 2차 적발 시에는 5년까지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만약, 허위 서류를 통해 대출을 받은 혐의(사문서 위조)가 수사기관에서도 확정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한 검사는 당분간 계속된다. 새마을금고 금고감독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금감원은 전날부터 검사 인력을 수성새마을금고에 파견해 조사 중이다. 새마을금고와 금감원은 불법, 편법 여부나 양 후보와 새마을금고 측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 등에 대한 조사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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