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앞지른 크래프톤, 연 매출 2조 달성 초읽기

매출, 영업익,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比 ↑
프랑스 언론 ‘인조이’ 호평…‘원툴 리스크’ 여전

기사승인 2024-05-17 14: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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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앞지른 크래프톤, 연 매출 2조 달성 초읽기
크래프톤 ‘PUBG: 배틀그라운드’ 출시 7주년 기념 이미지. 크래프톤

예상 외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1분기 게임사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크래프톤의 독주가 눈에 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게임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로 묶이는 대형 게임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감소를 겪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만 영업이익이 8.1% 증가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모든 수치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659억원, 6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와 30.5% 늘어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3105억원을 기록하며 넥슨을 앞질렀다.

크래프톤 상승세는 ‘PUBG: 배틀그라운드(배그)’가 견인했다. 지난 2022년 무료로 전환한 이후 트래픽이 꾸준히 늘고 있다. 월간 활성 사용자수 역시 무료화 직후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계절에 따른 트래픽 변동성이 약화된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4분기 출시한 론도(Rondo) 맵 업데이트와 7주년 업데이트 효과도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C와 모바일 모두 전년 대비 높아진 트래픽 상승 추세가 견조하다”며 “다른 게임과 비교해보면 한 사람이 게임에 쓰는 평균 비용이 현재로서 그렇게 높지 않다. 기저효과로 지난해 대비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듯하다”고 분석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 역시 “높은 트래픽을 유지하고 있어 실적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넥슨 앞지른 크래프톤, 연 매출 2조 달성 초읽기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올해 4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크래프톤 IR 자료 갈무리

일각에서는 연 매출 2조 달성이 가능하리란 의견도 나온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910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출시를 앞둔 신작에 관한 호평이 이어지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올해 4분기 선보일 계획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지난달 첫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참여 이용자에 정식 출시하면 다시 플레이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용자 97%가 그렇다고 답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인게임 플레이 횟수와 지표에서 모두 긍정적”이라며 “핵심 재미 요소에 대한 이용자 반응도 확인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판 심즈로 주목받고 있는 ‘인조이(inZOI)’ 역시 해외에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 프랑스 언론이 인조이가 차별화된 그래픽을 통해 몰입감과 현실감을 높여준다고 호평했다고 알렸다. 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30일 개발 로드맵을 공개하는 등 홍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다만 출시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배그 원툴’ 지적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 변동성이 높은 인도 시장 의존도가 높아서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는 배그 프랜차이즈 IP 모바일 게임 전체 다운로드 수 중 22.5%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 시장 재출시일을 기준으로 32.2%로 비중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크래프톤이 14일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인도가 포함된 아시아 매출이 전체 게임 매출의 약 84.8%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퍼블리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다른 IP, 매출원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나 크게 효과를 내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자본을 안정적으로 끌어 모을 수 있는 매출원 확보와 다양화가 가장 중요해 보인다. 깜짝 실적을 냈지만 마냥 웃기에는 불안할 듯하다”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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