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두고 당원의 선택을 폄훼했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가 김 전 대표를 ‘인위적인 지원’으로 당선됐다고 평가하면서 양측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53%의 책임당원이 제대로 된 판단력이 없어 위에서 시키는 대로 김기현을 지지했다고 말하고 싶은거냐”며 “우리 당원이 무지한 사람들로 보이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 후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3월 지지율 5%인 김 전 대표가 인위적인 지원을 통해 당대표가 됐다”며 “당시에도 누가 되면 탄핵을 당한다, 배신의 정치라는 등의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한 후보가 책임당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제 알 것 같다”며 “자신의 억지스러운 출마를 변명하기 위해 책임당원의 자존심은 짓밟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한 후보의 가벼운 언행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자발적 지원이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인위적 지원’이라는 주장은 가당치도 않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표는 한 후보의 당원간담회 발언을 인용해 1년 전 자신을 지지한 대구 책임당원과 지금의 대구 책임당원은 다르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구 책임당원 앞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유연한 사고를 한다면서 추켜세우더니 불과 1년 전 저를 지지한 대구 책임당원들의 판단은 인위적인 지원이라고 깎아내리냐”며 “자신의 필요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은 동료 시민의 문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전당대회는 당 지도부와 대통령 간 불협화음으로 대혼란이었다. 그 후유증 속 치러진 전당대회는 대통령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시작됐다”며 “그 뜻을 받기 위해 당정협력을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당원들의 선택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한 후보의 짧은 정치적 이력과 당에 대한 헌신 문제도 꺼내 들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탄압 속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당을 지킨 당원 덕에 윤 대통령이 당선되고 한 후보가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한 후보는 광화문 광장에서 추위에 떨면서 민주당의 폭거에 맞서 본 적이 있냐”며 “당을 지켜온 당원들의 자존심을 폄훼한 점을 사과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