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국가비상사태, 지방 중심 이민정책 체계 전환 필요”

2024년 한국이민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

기사승인 2024-07-05 14: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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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국가비상사태, 지방 중심 이민정책 체계 전환 필요”
한국이민정책학회는 4일 순천향대학교에서 ‘2024년 한국이민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한국이민정책학회

대한민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민 문호 개방과 이민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한국이민정책학회는 4일 순천향대학교에서 ‘2024년 한국이민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를 열고 ‘인구 위기 해소를 위한 지역 중심 이민정책의 방향과 과제’란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민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이민청’ 설치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방정부가 이민청 논의의 축이 되는 것을 두고 이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민청은 법무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부처에 흩어져 있는 이민 관련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역할 등을 한다. 이민청 설립을 핵심으로 한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지난 2월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 등이 발의했으나 5월29일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문병록 충남 아산시 기획경제국장은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위치적 접근성이 양호하고 지역주민 3분의 1 이상이 유치를 찬성하고 있다”며 충남 이민청 설립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기선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박사는 △타 지역과의 차별성 △외국인 포용성에 대한 시민 인식 △청사의 역할에 관한 준비성 등 객관적 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환 교수(한국이민정책학회 명예회장)도 이민청을 유치하려는 시대적 정당성과 유치의 필요성·타당성, 유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천 대안이 무엇인지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문병기 교수(한국이민정책학회 3대 회장)는 이민청에 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민자 시각에서 어떠한 일 또는 정책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유학생을 활용한 이민정책, 지역 돌봄서비스 인력 위기에 따른 외국인력 도입에 대한 논의 등 이민정책 주요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인구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협업 모델을 개발, 이민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재유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이날 축사에서 “우리 사회의 저출생·고령화, 지역소멸,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 해결책의 하나로 이민정책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외국인정책 총괄부처인 법무부도 지역 기반 이민정책 추진을 주요 과제로 계절근로자 제도, 지역 특화형 비자, 숙련기술인력 지자체 추천 등 지자체와의 정책을 발굴하고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동진 이민정책학회 회장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큼 인구 대위기 시대에 이민정책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기존 중앙정부 중심의 이민정책으로는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 지방 중심의 이민정책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