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입니다...우리금융 민영화 의미는 [알경]

기사승인 2021-12-14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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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입니다...우리금융 민영화 의미는 [알경]
우리금융지주 출범 기념식.   우리은행 제공

우리금융지주가 ‘숙원’이라 불리던 민영화를 23년만에 달성했습니다.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던 우리금융 지분 중 대부분을 매각하면서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이 기존 최대주주였던 예보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넘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죠.

민영화는 우리금융에게도 기쁜일이지만, 대한민국 금융사에서도 기념할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금융의 시작이 한국의 대전환점이라고 불리는 ‘IMF’에서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1997년 한국의 경제는 말 그대로 ‘붕괴 직전’의 상황이었습니다. 외환고가 바닥을 드러내며 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하고 있었고, 그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죠. IMF 이전 은행권은 빅5인 조한제상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이 있었는데 이들 모두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사라진 은행만 20개에 달합니다. 

이처럼 무너지는 은행들 중 정부는 1990년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을 합병하면서  ‘한빛은행’을 출범시켰습니다. 이후 2001년 평화·광주·경남은행을 추가로 합병했죠. 우리금융지주는 이 시점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 은행권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12조7663억원의 공적자금을 우리금융에 투입해 100%의 지분을 가지게 됐죠. 사실상 국가가 소유한 은행이라는 점에서 IBK기업은행이나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민영화를 달성했죠. 이는 정부가 투입한 약 12조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을 모두 회수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부실했던 금융사가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섰을 뿐 아니라 빚을 모두 갚았다는 것은 ‘IMF사태’의 그늘을 지우는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우리금융의 최대주주가 ‘우리사주조합’이 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사주조합은 근로자가 자기 회사나 지배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우리금융 임직원들이 직접 출자해 설립한 조합이 금융사의 최대 주주가 됐다는 점 또한 국내에서 최초입니다. 우리사주조합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진들은 임직원들을 신경쓸 수 밖에 없습니다. 최대 임명권자가 임직원들이니까요.

우리금융은 민영화를 달성하며 비로소 자립에 성공했습니다. 가장 오래된 은행이란 역사를 이어받은 우리금융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봅시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