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동자, 남성보다 119만원 덜 받았다

기사승인 2023-03-08 11: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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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동자, 남성보다 119만원 덜 받았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개최된 2023 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여성차별의 상징인 유리천장을 깨고 나가자는 의미로 투명한 천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여성 노동자의 임금은 남성 노동자의 65%에 그쳤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이 8일 발간한 성별 임금 격차와 성평등 임금공시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220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남성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 339만원의 64.9% 수준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119만원 적은 월급을 받고 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여성이 압도적이다. 여성 노동자 중 월 166만원 이하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는 29.3%로 남성(9.9%)의 3배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70세 이상과 10대 여성 노동자의 저임금 비율은 각각 94%, 81%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별 임금격차가 여성 노동자의 빈곤 문제와 연결된다고 부연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직장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남성의 근속년수는 6.92년인 것에 비해 여성은 4.81년으로 2.11년이 짧다. 연구진은 여성의 비정규직과 단시간 노동 규모가 남성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여성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성이 전체 임금노동자의 월평균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직업에 몰려 있는 경향도 나타났다. 7차 직업 소분류에 따른 153개 직업 중 여성 노동자의 64.7%가 15개 직업에 집중되어 있다. 이 상위 15개 직업 중 전체 노동자 월평균임금 286만원보다 임금이 낮은 직업이 11개에 이른다.

연구를 진행한 정경윤 연구위원은 “기업이 여성과 남성의 임금차별을 통해 자본의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자율적으로 성별 격차를 개선할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며 “민간기업부터 공공기관까지 임금 공시제를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하고, 기업들이 잘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국가 감사와 불이행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별 임금격차가 극심한 나라로 꼽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 지수 평가에서 한국은 29개 국가 중 29위로 10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리천장 지수는 성별 임금격차,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기업 내 여성 관리직 및 임원 비율,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한국은 조사대상국 평균 13.5%보다 18% 높은 31.5%를 기록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