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빅테크 호실적 지운 지역은행發 금융불안에 혼조…FRC 20% 폭락

다우 0.68%·S&P500 0.38%↓… 나스닥 0.47%↑

기사승인 2023-04-27 06: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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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빅테크 호실적 지운 지역은행發 금융불안에 혼조…FRC 20% 폭락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 마감했다. 빅테크의 호실적에도 중소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둘러싼 위기설에 불안감이 커진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8.96p(0.68%) 하락한 3만3301.8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64p(0.38%) 내린 4055.99, 나스닥지수는 55.19p(0.47%) 오른 1만1854.35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빅테크 호실적에 힘입어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을 발표한 데 힘입어 주가는 7.24% 상승했다. 아마존은 MS의 실적 발표 이후 클라우드 시장을 둘러싼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는 2.35%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MS가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장비 지출을 늘렸다는 소식에 2.72% 뛰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했지만 광고 매출의 경우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기업들의 광고 지출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1% 이상 줄었다. 이날 알파벳 주가는 0.13% 하락했다.

변수는 은행권 위기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점이다. 전날 주가가 50% 가까이 폭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주가는 이날도 29.75% 급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은행권 위기설을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다음 주자로 꼽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집중됐던 은행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이 전날 지난 1·4분기 동안 예금 잔액이 40.8% 급감했다고 발표한 것이 주가 폭락의 방아쇠가 되면서 파산 공포가 재점화됐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평가 등급을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 보도도 나왔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보잉 주가는 1분기 손실이 시장 예상보다 컸지만 매출이 예상을 상회했다는 소식에 0.42% 상승했다. 치폴레 멕시칸 그릴 주가는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으로 12.91% 급등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은행 위기가 다시 부상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봤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레 최고 투자 책임자는 AP통신에 “투자자들은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주가가 수익에 비해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증시 상승 범위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MO의 영 유마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를 통해 퍼스트리퍼블릭의 대규모 예금 인출과 UPS 수요 약화를 지적하며 경제에 유동성 축소와 소비 둔화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1주일 앞두고 이러한 고통은 투자자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조합”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