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범 고려대안암병원장 “환자 중심 스마트병원화 선도” [쿠키인터뷰]

고려대 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개관
필수의료·중증 질환 치료에 중점
“동선 효율화·수납 간소화 등 환자 입장에서 고민”

기사승인 2023-07-20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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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고려대안암병원장 “환자 중심 스마트병원화 선도” [쿠키인터뷰]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이 19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6년에 걸친 대규모 공사 끝에 문을 연 메디컴플렉스 신관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스마트병원으로 탈바꿈했다. 10년 간의 설계, 6년에 걸친 대규모 공사 끝에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개관하면서다. 

19일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관은 ‘환자 중심 의료’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병원 문화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신관은 중증 질환의 치료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 원장은 “필수의료 강화는 상급종합병원의 사명”이라며 “경제적 이윤을 생각하기보다 중증 외상이나 응급 질환 치료, 고난도 수술을 위한 최종 치료기관 기능을 강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신관 건물 1층은 응급의학센터가 들어섰다. 기존 본관에 있던 응급의학센터 공간을 확대 이전했다. 그는 “응급센터 이전으로 119 구급차나 환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다”며 “내과, 중증 외상, 소아 등 진료 분야별로 병상 공간을 분리해 효율적으로 환자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3층의 암병원에선 암종별 특화진료가 가능하다. 갑상선센터, 여성암센터를 비롯해 암의 부위와 특성에 따른 협진이 긴밀해지면서 전문성을 높였다. 검사와 진료, 항암 치료 등이 한 공간에서 모두 이뤄진다. 4층에는 심혈관센터, 뇌신경센터가 위치했다.  

한승범 고려대안암병원장 “환자 중심 스마트병원화 선도” [쿠키인터뷰]
고려대 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건물 1층에 위치한 응급의학센터. 기존 본관에 있던 응급의학센터의 공간을 확대 이전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관 곳곳엔 ‘환자 중심 의료’라는 병원의 철학이 반영됐다. 신관 개관과 함께 병원 면적은 넓어졌지만, 병상 수는 그대로다. 환자 1인당 공간이 확대된 것이다. 대신 검사 인프라를 증설해 환자가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을 대폭 줄였다. 

이동 동선의 효율성도 높였다. 외래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와 내원객은 2층 로비 출입구를 이용한다. 응급 환자와 일반 환자의 진입 통로를 분리해 혼잡도와 감염 위험을 낮췄다. 또한 기본 검사시설인 채혈실과 CT 검사실, MRI 검사실을 신규 공간에 추가로 마련해 외래진료 환자들의 동선을 단순화했다.

더불어 진료와 검사를 마친 뒤 한 번만 수납하면 되도록 수납 절차를 간소화하고 미디어아트월, 옥상정원 등을 갖춰 환자를 위한 휴식공간과 편의시설도 확대했다. 

한 원장은 “환자들의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환자들의 대기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동선도 효율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병원 생활에서 활력을 잃지 않도록 환자 입장에서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한승범 고려대안암병원장 “환자 중심 스마트병원화 선도” [쿠키인터뷰]
고려대 안암병원은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통해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외형 변화 만큼 진료 프로세스도 개선된다. 고려대 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통해서다. 기존엔 외래진료를 볼 때 환자가 손으로 작성한 문진표를 의료진이 일일이 전산으로 입력해야 했다면, 이젠 환자가 내원 후 검사만 하면 의료 데이터가 자동으로 클라우드 기반 P-HIS에 전송된다. 외래 예진 설문지는 병원을 방문하기 전 모바일을 통해 미리 작성할 수 있다.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여 환자에게 집중할 시간을 늘린 것이다. 한 원장은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의사가 갑자기 비약적으로 늘긴 어렵다”라며 “효율성을 증가시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엔 환자 맞춤형 초개인화 디지털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초협진 진료’를 통해 환자가 병원에 오기 전부터,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적절한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전주기적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한 원장은 “초협진 진료는 희귀질환이나 암 환자들에게 조금 더 정확한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영상의학과, 의약과, 외과 등 관련 진료과목 의사들이 진단부터 치료 이후 과정까지 환자와 함께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한 원장은 “미래 의료를 위해선 새로운 치료법, 새로운 약 등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연구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술 사업화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병원장임에도 임상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무릎과 고관절 치료, 인공관절치환술의 권위자인 한 원장은 “필수의료를 비롯해 중증 외상 질환 수술을 배우겠다는 의사가 없다”며 “고난도 수술을 배울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관 리모델링, 연구동 증축을 비롯해 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진료 프로세스 개선 등이 임기 내 이뤄야 할 가장 큰 과제”라며 “변화된 병원을 경험하고 환자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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