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노린 위법 행위” 트럼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혐의 기소에 반발

기사승인 2023-08-02 08:17:52
- + 인쇄
“선거운동 노린 위법 행위” 트럼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혐의 기소에 반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검찰에 추가 기소됐다. 성 추문 입막음과 기밀문서 반출 혐의에 이어 세 번째 기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검찰이 가짜 기소로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CNN·BBC·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대배심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등 4개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으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려 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것은 미국의 250년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사취하기 위한 음모 혐의 △미국인의 권리를 침해한 혐의 △의회 등 공식 절차 방해를 모의하고 실제 방해한 혐의 △2020년 선거 결과 방해 시도 등 혐의를 받는다.

1·6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를 조사해 온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음모 목적은 대선에 대해 고의적인 거짓 주장을 해 대선 결과 집계로 인증되는 정부의 기능을 방해하고, 2020년 대선의 정당한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소장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리조나와 조지아 선거에 대해 제기한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몇 달 동안 거짓 주장을 반복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소장에는 “(트럼프는) 패배했지만 권력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며 “2020년 11월3일 선거일 이후 2개월 이상 피고인(트럼프)은 선거에 결정적인 사기가 있었고, 자신이 실제 승리했다고 거짓말을 퍼뜨렸다”고 적혔다. 아울러 “이러한 주장은 거짓이고, 피고 역시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퍼뜨렸다. 고의로 거짓 주장을 정당하게 보이게 하고 불신과 분노의 분위기를 조장해 국가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잠식했다”고 했다.

기소장은 트럼프에 6명의 공동 음모자들이 있다고 밝혔으나 이름을 공개하진 않았다. ABC뉴스는 공모자로 추정되는 6명 중 변호사와 법무부 관계자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기소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이 가짜 기소로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왜 그들은 2년 전에 이 말도 안 되는 사건을 가져오지 않았을까”라며 이번 기소가 내년 대선을 위한 선거운동 과정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기소 전 게시물을 통해서도 그는 “스미스 검사가 나에 대해 가짜 기소를 할 것이라고 들었다. 왜 그들은 2년여 전에 기소하지 않았을까. 왜 오래 기다렸을까”라며 “(2024년 대선) 선거운동이 한참일 때 기소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는 검사의 위법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내년 미국 대선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패한 뒤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고, 불복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결국 2021년 1월6일 극우 성향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다. 이 사태로 경찰관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