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첫승’ 클린스만 감독 “만족스러운 경기, 발전하는 모습 보여줘”

기사승인 2023-10-13 23: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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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첫승’ 클린스만 감독 “만족스러운 경기, 발전하는 모습 보여줘”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KFA)

홈에서 대승을 거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만족감을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평가전을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멀티골과 상대의 자책골,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쐐기골에 힘입어 4대 0으로 승리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이어 튀니지까지 꺾으며 2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7경기에서 2승 3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한국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 후 4골을 터트린 건 처음이다.

경기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너무나 만족스러운 경기였으며 기쁘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다 쏟아 부었다.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잘 준비하겠다”고 총평했다.

한국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허벅지 내측 통증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공격에선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수비에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 제 역할을 해내면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에게 휴식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는 휴식이 필요했다. 무리할 컨디션은 아니었다”라면서도 “선수들은 누구나 뛰고 싶어 한다. 손흥민 역시 오늘도 뛰고자 했으나 선수의 몸 상태는 중요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음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있고, 내년에는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일정도 있다. 그때 건강한 손흥민이 필요로 하다. 그래서 스태프가  (내년 1월) 아시안컵도 있지만 (다음달)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건강한 손흥민이 필요하다. 스태프가 (손흥민의 미출전)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과도 꾸준히 소통하며 몸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과 거의 매일 소통하고 있고, 토트넘 구단 관계자와도 내가 다 알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도) 대화했다. 오늘도 선수 상태를 지켜보면서 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해서 소집한 것”이라고 전했다.

‘홈 첫승’ 클린스만 감독 “만족스러운 경기, 발전하는 모습 보여줘”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KFA)

이날 손흥민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찬 김민재는 월드클래스 수비수라는 명성에 걸맞게 최고의 활약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는 이미 갖춰진 리더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리더 역할을 잘 한다. 어린 선수들이 그를 보며 많이 배울 수 있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팀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클린스만 감독은 “이러한 중추적인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손흥민과 김민재 외에도 때로는 이재성이 리더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황희찬도 성숙해지고 있다. 팀으로서 발전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의 스타는 이강인이었다. 전반 답답한 경기 흐름 속에 이강인은 후반 10분 멋진 프리킥 결승골을 넣었고 2분 뒤 추가골까지 터트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파리생제르맹(PSG)가 이강인을 영입했다는 것만으로도 어떠한 선수인지를 입증한다.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면서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매 경기 승리해야 하는 압박과 부담을 이겨내고 잘 성장한다면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또 “이강인과 함께하는 것은 항상 즐겁다. 골을 통해서 배고픔과 축구에 대한 열망과 열정을 보여줬다. 칭찬해주고 싶다. 앞으로도 성장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향한 과도한 팬들의 응원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다. 이날 이강인이 스크린에 잡힐 때 마다 팬들은 이강인의 이름을 외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 선수에게 이렇게 많이 환호하는 것이 새롭다. 이러한 광경을 나는 경험해 보지 못했다”라면서도 “이러한 것들이 그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지금 이강인은 축구 선수가 아닌 연예인급 대우를 받고 있다. 연예인은 골을 넣지 않는다.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겸손하고 배고프게 축구에만 집중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코칭 스태프가 이러한 점을 더욱 잘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날 대표팀은 전반부터 계속해서 전방의 자원들이 강하게 압박하면서 공격과 수비진의 공간이 다소 멀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중앙 미드필더들의 부담이 더해졌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에서 ‘정우영(칼리즈)을 뽑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정우영이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것은 잘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박용우(알 아인)에게 시간을 부여하면서 성장할 수 있을 지켜보는 과정이다. 지금까지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쉬운 것은 손준호의 부재다. 그는 우리팀에서 6번(수비형 미드필더)와 8번(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모두 잘 소활 수 있는 선수다. 중국에서 하루 빨리 해결돼서 긍정적인 소식을 듣기를 희망한다. 손준호와는 "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전반과 후반 180도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전에도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지만 문전 앞에서 세밀함이 떨어졌다”며 “후반전에 더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부분을 주문했다. 상대 측면 뒤공간을 활용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잘 이행해줬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톱 레벨 경기는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100% 쏟아 부을 수 있도록 잘 도와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피지컬과 기술로는 충분히 좋은 선수들이다. 정신력이나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나의 역할이다. 하프 타임 때 강조했고, 선수들이 보여줬다”고 선수단을 칭찬했다.

이날 대승을 거둔 한국은 오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10월 2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