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득점왕 주민규 “아내가 전성기라 할 때 까지 열심히 해야죠” [K리그]

기사승인 2023-12-04 15: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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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득점왕 주민규 “아내가 전성기라 할 때 까지 열심히 해야죠” [K리그]
공격을 시도하는 주민규. 프로축구연맹

“제 전성기는 아직일꺼에요.”

올해 프로축구 득점왕을 차지한 주민규(울산)에게는 겸손이 묻어있었다. 

프로축구연맹은 4일 오후 4시 서울 송파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시상식’을 진행한다. 시상식에 앞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체의 관심은 울산 공격수 주민규로 향했다. 주민규는 올 시즌 17골을 넣어 대전 하나시티즌의 티아고와 동률을 이뤘다. 출장 경기 수도 같았는데 출전 시간에서 주민규가 티아고보다 적은 시간을 뛰어 주민규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주민규는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2021년에도 21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17골을 넣었지만 조규성(전북 현대)보다 출전 시간이 길어 득점왕을 아쉽게 놓쳤다. 3시즌 간 평균 18.3골을 넣을 정도로 K리그 대표 공격수로 자리 매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으로 이적하고 득점왕을 차지한 만큼 주민규의 얼굴은 그 어느 때 보다 상기된 모습이었다.

주민규는 “정말 우승하고 싶었는데 트로피가 정말 무거웠다. 왕관의 무게가 무겁다는 걸 새삼 느꼈다”라면서 “K리그2(2부리그) 우승 때보다 말로 표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이런 경험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프로 선수라면 매 경기 겸손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난 2년 전 득점왕과 베스트 일레븐 수상했을 때 전성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는 ‘아직 아니’라고 했다.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동기부여는 아내의 말로부터 진행됐다. 주민규는 “올해 다시 전성기라는 이야기를 꺼내자 아내는 또 ‘아니’라고 했다”며 “아내 입에서 전성기라는 말이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게 동기부여가 된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은퇴하는 날 아내는 전성기라고 말해주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주민규는 올 시즌 득점왕 경쟁에 대해 “다른 리그는 공동 수상도 하지만, K리그는 조금 다르다. 지난해 같은 경우는 사실 욕이 나왔다”라며 “사람이 간사한 게 올해 내가 타게 되니까 ‘이런 제도도 좋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웃었다.

또 그는 “사실 지난해에도 말했지만 득점왕의 영광을 한 명만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또 규정을 알고 시즌을 시작했기에 아쉬움만 있을 뿐 불만은 전혀 없다”라고 언급했다.

주민규는 “동료들이 내게 도움을 많이 줬는데 더 많은 골을 넣지 못해 아쉽다”면서 “감독님 역시 팀을 이끄는 자리에서 출전 시간을 배분해 주셨기에 득점왕을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끝으로 그는 “지난해 조규성과 득점왕 경쟁을 하면서 국내 선수의 힘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다”라며 “올 시즌에서 나상호와 경쟁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부상도 있고 하다 보니 아쉽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매 시즌 한국 선수가 득점왕 경쟁을 하며 내가 아니더라고 국내 골잡이의 힘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파=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