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기후 위기 주범”

‘쓰줍인’·‘흡인연’, 서울시의회와 12일 환경 토론회 개최
박현지 쓰줍인 대표 “맹목적 금연 요구 대신 배려하는 흡연 환경 절실”

기사승인 2023-12-12 21: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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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기후 위기 주범”
1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환경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박현지 쓰줍인 대표. 쓰줍인 제공

기후 위기에 대한 국내외적인 우려와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일상에서 담배꽁초를 잘 버리는 게 환경 지키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서울시의회에서는 쓰줍인(쓰레기를 줍는 사람들)과 흡연자인권연대(흡인연)가 서울시의회와 공동 주관한 ‘흡연구역 만들기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기후 위기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 중인 담배 연기·꽁초 쓰레기 문제를 공동 논의해 해결해보자는 의지로 마련된 행사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박현지 쓰줍인 대표는 “무심코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면서 “담배꽁초가 플라스틱 쓰레기라는 인식 부족 및 흡연 구역과 꽁초를 버릴 수거함(쓰레기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최근 몇 달간 진행한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 모니터링 결과를 제시하면서 “플라스틱 필터를 포함한 담배꽁초가 바다로 흘러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흡연구역을 지정하고 꽁초 수거함의 지속적인 관리, 올바른 흡연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박상륜 흡연연 대표는 “담배 꽁초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지만, 꽁초의 불씨로 시작된 화재 문제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매우 크다”며 “담배가 기후 위기로 인한 잦은 홍수, 화재에 악영향을 주는 심각한 요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흡연구역 증설과 강력한 분연(分煙)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기후 위기 주범”
1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환경 정책 토론회 모습. 쓰줍인 제공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현실적인 대안들이 제시됐다. 박혜영 시민운동가는 “담배꽁초 쓰레기 관리는 기후재난 대응책 중의 하나”라며 “집중호우에 대비한 빗물받이 쓰레기 문제, 담배꽁초의 플라스틱과 각종 화학물질로 인한 생태계 파괴, 산림 보호를 위해 행정기관과 흡연자 및 비흡연자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는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 △최재웅 시가랩 캠페인 매니저 △전기호 서울시 스마트건강과 스마트정책팀장 △박혜영 시민운동가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 좌장은 서울특별시의회 허훈 의원이 맡았다.

박지현 쓰줍인 대표는 1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흡연 문제를 금연이란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보니 흡연자들이 음지로 숨어들게 만들어 문제 해결이 소원한 측면이 있다”며 “맹목적인 금연 요구 분위기보다는 흡연을 하더라도 서로에게 피해를 줄이는 쪽으로 문제 해결책을 공론화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에 토론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의회뿐 아니라 국회 정치권과도 기후 위기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공론화 제안을 꾸준히 제기한 생각”이라며 “당장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다가오는 기후 위기를 막을 수는 없지만 실천하는 삶을 시작한다면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의 인식도 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한편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쓰줍인)은 2020년부터 생물다양성을 보호하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지구 생명체를 지키는 것을 목표로 쓰레기 줍기, 비건 지향, 환경 공부, 환경 행사 진행, 플라스틱 꽁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 등을 실천하는 비영리 환경단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