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백정’이라 부르지 마라…정글러, 시즌 오프닝 우승 [LCK]

기사승인 2024-01-10 06: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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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백정’이라 부르지 마라…정글러, 시즌 오프닝 우승 [LCK]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 오프닝’. 사진=차종관 기자

라인별 대전의 승자는 정글러 팀이었다.

9일 오후 6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는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 오프닝’이 열렸다. 이번 킥오프는 라인별 대전 형태로 진행돼 ‘리그 오브 레전드(LoL)’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LCK 선수단의 투표를 통해 ‘페이커’ 이상혁, ‘오너’ 문현준, ‘케리아’ 류민석, ‘제우스’ 최우제, ‘데프트’ 김혁규가 팀별 주장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사전에 스네이크 방식으로 번갈아가면서 함께 할 동료들을 선정했다.

더는 ‘백정’이라 부르지 마라…정글러, 시즌 오프닝 우승 [LCK]
‘오너’ 문현준. 사진=차종관 기자

현장에서는 대진 선정을 위한 미니게임이 우선 진행됐다. 팀별 주장 5인이 ‘협곡 달리기’와 ‘문도 피구’를 진행했다. 협곡 달리기는 블루 진영 우물부터 블루 진영 레드, 블루 진영 블루, 탑 레드 팀 미니언, 레드 진영 레드, 레드 진영 블루를 한 번씩 공격한 뒤 처형되는 순서대로 순위를 결정하는 게임이다.

김혁규는 ‘진’을 픽한 뒤 ‘살상연희(W)’ 스킬을 통해 원거리에 있는 몬스터들을 직격하고 최단거리를 이동해 1위를 차지했다. 류민석은 ‘나미’를 픽해 ‘파도 소환사의 축복(E)’으로 김혁규에게 버프를 걸며 몬스터들에게 피해를 입혀 3위를 기록했다. 문현준은 지형을 뛰어넘을 수 있는 ‘탈론’을 픽했지만 예상 외로 4위에 머물렀다. 이상혁은 승부엔 관심없이 ‘애니비아’를 픽해 다른 팀 주장들을 방해하다가 꼴찌라는 성적을 받고 말았다. 최우제는 ‘흐웨이’를 플레이해 2위에 랭크됐다.

협곡 달리기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김혁규와 최우제는 문도 피구에 돌입했다. 최우제는 압도적인 스킬 적중률과 빼어난 도발로 김혁규를 농락하며 승리했다. 최우제는 1경기 서포터 대 정글러, 2경기 원거리 딜러 대 미드 라이너, 3경기 탑 라이너 대 정글러로 대진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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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아’ 류민석, ‘데프트’ 김혁규, ‘제우스’ 최우제. 사진=차종관 기자

정글러와 서포터의 대결이었던 1경기는 킬 스코어 25대 4 라는 압도적 차이 속에 마무리됐다. 시작부터 정글러 팀이 상대 레드를 빼앗고 연이어 카운터 정글을 해내 맵 컨트롤에 성공한 것이 한 몫했다.

탑 갱으로 선취점을 획득한 정글러 팀은 공허 유충을 먹어치운 뒤 상대 바텀 듀오를 잡아냈다. 경기는 1만7000골드 격차가 벌어지며 끝났다. 서포터 팀은 이렇다 할 대항을 전혀 하지 못했다.

2경기는 원거리 딜러 대 미드 라이너 대결이었다. 바텀과 상체의 체급 싸움이 돋보였던 경기는 바론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상대적으로 미드 라이너들의 운영과 플레이 메이킹 실력이 뛰어났다. 3경기 역시 문현준의 ‘르블랑’과 ‘기드온’ 김민성의 슈퍼플레이로 정글러 팀이 탑 라이너 팀을 압도했다.

3경기 후 기자실 인터뷰에서 원거리 딜러 팀 주장 김혁규는 “같은 포지션 선수들이랑 친해진 적이 없었는데 계기가 생겨 재밌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우제는 14.1 패치와 관련해 “아이템이 많이 바뀌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고 있다”는 소감도 전했다.

류민석은 “미드 라이너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황족 라인이 미드였는데 여기서 정글러가 이겨버리면 교통 정리가 잘 안 될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서포터 대표로 나왔는데 져서 죄송하고 1년 뒤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서포터 인권을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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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을 차지한 미드 라이너 팀. 사진=차종관 기자

결승전은 정글러 팀과 미드 라이너 팀의 대결로 치러졌다. 정글러 팀은 미드 라이너 팀에 비해 소폭 앞선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타에서 이득을 가져갔다.

라이너 간 성장 차이가 나자 정글러 팀이 상대를 잘라먹기 훨씬 쉬워졌다. 한 번은 미드 한타에서 승리한 정글러 팀이 바론을 사냥했지만 이상혁이 정글러만 다섯 명 있는 팀을 상대로 스틸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등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정글러 팀이 마지막 한타를 승리하며 마무리 됐다.

경기 후 기자실 인터뷰에서 문현준은 “조를 이렇게 짜준 최우제에게 고맙다”며 웃어보였다. ‘루시드’ 최용혁은 “잘 하는 선수들과 즐겁게 게임해서 좋았다”고 전했다. ‘피넛’ 한왕호는 “정글러들이 라이너를 잘 알고 밴픽과 게임 보는 능력이 좋아 게임을 잘 이끌어나갔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정글러로서 ‘백정’ 외에 불리고 싶은 별명이 있냐고 묻자 김민성은 “쎈척 안 해도, 별다른 수식어 없이도 정글이 최고”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글러 팀 전원은 “시즌이 일주일 남았다”며 “킥오프를 우승해서 좋게 시작하는 듯 하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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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차지한 정글러 팀, MVP는 ‘루시드’ 최용혁이 차지했다. 사진=차종관 기자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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