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은 선산, 연이은 죽음…넷플릭스 ‘선산’

연상호 감독 기획 ‘선산’ 19일 공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집중해 대본 집필”

기사승인 2024-01-12 14: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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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받은 선산, 연이은 죽음…넷플릭스 ‘선산’
‘선산’ 스틸. 넷플릭스

“선산 때문에 가족끼리 싸움 났대.”

한국인에겐 놀랍지 않은 이야기다. 유산을 두고 가족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일이 그만큼 흔해서다. 영화 ‘부산행’ 등을 만든 연상호 감독은 선산을 “한국적인 소재”라고 봤다. 조상마저 한 곳에 모시겠다는 끈끈한 가족관과 상속 때문에 가족을 파탄 내는 이기심이 선산에서 충돌한다. 연 감독은 “가족에 대한 통념과 이에 상반되는 괴담을 엮어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이다. 작품을 기획한 연 감독과 민홍남 감독,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을 12일 서울 장충동2가 한 호텔에서 만났다.

‘선산’은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던 윤서하(김현주)가 존재조차 모르던 삼촌으로부터 선산을 상속받은 후 겪는 일을 다룬다. 정교수 임용을 놓친 데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서하에게 선산은 동아줄 같다. 선산을 팔면 큰돈을 쥘 수 있다. 마침 산을 사겠다는 이들도 나타났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이복동생 김영호(류경수)는 자신에게도 선산을 상속받을 권리가 있다며 서하에게 접근한다. 선산에 군침을 흘리던 남편은 갑자기 살해당한다. 남편 외도를 캐느라 고용했던 사설탐정도 생사기로에 선다.

상속받은 선산, 연이은 죽음…넷플릭스 ‘선산’
(왼쪽부터) 배우 류경수,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 사진=이은호 기자

언론에 먼저 공개된 1~3화는 기괴하고 섬뜩한 분위기가 소름을 돋게 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 등 여러 장르를 결합했다. 때론 이야기보다 분위기가 더 거대하다는 인상도 있다. 메가폰을 잡은 민홍남 감독은 연 감독이 연출한 ‘부산행’ ‘염력’ ‘반도’의 조감독이었다. ‘선산’이 감독 데뷔작이다. 민 감독은 “‘선산’은 인간의 근간이 되고 모두가 곁에 두는 가족의 이야기”라며 “가족이 가진 다층적인 개념이 이 작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가장 한국적이고 현실적인 미스터리 스릴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 감독과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과 영화 ‘정이’를 함께했던 배우 김현주는 기존의 똑 부러진 이미지를 벗어나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그가 맡은 윤서하는 초반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분투하다가 선산 상속 후 삶이 달라진다. 김현주는 이런 윤서하를 “선로를 이탈한 기차 같다”고 표현했다. “거침없이 욕망을 따라 질주하는, 자신이 무엇을 찾아 쫓는지조차 망각하게 되는 인물”이라는 의미다. 연 감독은 “김현주가 지질한 연기도 잘 했다”며 “영점 조준이 잘 되는 총 같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김현주와 SBS ‘트롤리’에서 호흡했던 배우 박희순을 비롯해 박병은, 류경수 등이 출연한다.

연 감독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은 작품이라고 오랜 시간 생각해왔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해 정직하게 ‘선산’ 대본을 썼다”며 “작품 말미 사람들의 통념과는 거리가 먼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난다”고 귀띔했다. 작품은 6부작으로 오는 19일 공개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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