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vs 자연분만…뭐가 더 이로울까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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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4-01-29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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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vs 자연분만…뭐가 더 이로울까 [그랬구나]


제왕절개를 둘러싼 각종 루머와 부정적인 정보들로 인해 걱정이 앞서는 임신부들이 적지 않다.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제왕절개와 자연분만(질식분만) 중 무엇이 더 이로운지 김의혁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최세경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Q.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분만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김의혁 교수= 일반적으로 제왕절개에 비해 자연분만이 분만 후 회복이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습니다. 산모의 사망률이 적은 편이며, 분만 후 감염이나 염증 발생률도 적습니다. 제왕절개분만은 수술 부위의 감염 위험 때문에 약 1주일 정도 샤워를 못합니다. 분만 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부작용인 심부정맥혈전증과 양수색전증 위험도 자연분만 보다 2~4배 정도 높습니다. 다만 태아의 머리가 나오고 어깨가 나오지 않는 견갑난산의 경우 제왕절개가 유리합니다.

최세경 교수= 매우 드물지만 자연분만 중 태아의 크기가 산모의 골반보다 많이 크거나 산모가 힘 조절을 못하면 회음부에 4도 열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중세시대엔 신에 의한 징벌로 받아들여졌을 정도로 분만 통증 공포는 임신부들에게 큰 부담입니다. 제왕절개는 수술 후 통증이 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분만 진통은 겪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최근 제왕절개분만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김의혁 교수= 임신부의 나이가 많으면 자연분만이 어렵습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당뇨나 고혈압, 비만의 위험이 높아지는데 이는 분만을 어렵게 하고 진통 시 자궁 수축력도 약해집니다. 모니터링 기술이 발전해 아기가 조금만 이상해도 수술을 권하게 된 영향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임산부들이 진통 없이 분만하기를 원해 제왕절개분만이 늘었습니다.

최세경 교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제왕절개분만이 증가하면서 전체 출산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추세는 향후 10년 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제왕절개분만이 늘고 있는 이유는 다태임신이나 응급수술을 요하는 고위험 임신의 증가도 있겠지만, 임신부의 요구에 따라 시행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Q.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는 면역력이 높고 건강하게 자란다는 연구 보고들이 있다는데요.

김의혁 교수= 자연분만 시 태아가 엄마의 질 내 여러 미생물총과 접촉하면서 알레르기, 천식 등 면역성 질환의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들이 진행되긴 했는데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진 않았습니다. 자연분만으로 출산하지 않아도 산모의 예방접종으로 형성된 항체들이 임신 중 태아에게 전해지고 모유 수유로 전달됩니다. 임신 중 권고되는 예방접종에는 인플루엔자, 파상풍, 백일해 등이 있습니다.

Q.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분만 중 어떤 게 더 산모와 태아에게 이로운가요?

김의혁 교수= 분만 방법에 따른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임신부와 배우자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자연분만을 시도하다가 실패해 제왕절개분만을 하곤 하는데, 이런 경우 처음부터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것보다 부작용이 많습니다.

최세경 교수= 각각의 장단점을 고려해 개인의 사정에 맞게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흉터 걱정 때문에 제왕절개분만을 꺼리는 임신부가 많을 것 같은데요.

김의혁 교수= 상처 부위의 치유 과정에서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돼 생기는 흉터 즉, 켈로이드의 경우 보통 몸통이나 귀 쪽에 잘 생깁니다. 수술 후 켈로이드를 방지할 수 있는 연고나 시트가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로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최세경 교수= 일반적으로 제왕절개 후 흉터를 줄이기 위해 흉터 연고 같은 제품을 사용합니다. 간혹 흉터가 과도한 경우 레이저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Q. 제왕절개분만을 하다가 의료사고가 빚어졌다는 부정적인 소식들로 인해 임신부들의 불안과 걱정이 이어집니다.

김의혁 교수= 제왕절개분만은 자연분만보다 수술 후 감염 등의 이유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임신부들이 많은 불안과 걱정을 안고 계신데 대부분의 산모들은 건강한 신생아를 낳고 행복한 육아 생활을 합니다. 지나친 걱정보다는 출산 전부터 꾸준한 산전 관리와 주치의 상담을 통해 분만법을 충분히 고민해야 합니다. 고위험 산모는 분만 상황에 따라 주치의의 지시를 잘 따른다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할 수 있습니다.

최세경 교수= 제왕절개 수술로 산모와 태아가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제왕절개는 의학적 이유에 의해 시행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할 때가 됐습니다. 고위험 산모가 아니더라도 예상치 못한 출혈이나 양수색전증 등 치명적인 분만 합병증으로 산모나 태아가 생명을 잃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분만 합병증이 두려워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분만 합병증은 인간의 탄생이 시작된 시점부터 늘 있었던 문제이니까요. 정기적으로 산전검진을 잘 받고 분만이 다가오는 시점에 출혈이나 복통, 태동 감소 등 이상 징후가 있으면 병원을 꼭 방문해 건강한 분만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랬구나.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분만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임신부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연분만으로 출산한다고 해서 아이의 건강이 더 좋거나 머리가 좋아진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으니 이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하기 위한 예방접종도 중요하다. 접종을 통해 만들어진 엄마의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된다. 전문의들은 특히 꾸준한 산전 관리를 강조했다. 주치의 상담을 이어가며 내게 맞는 분만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상 징후가 생기면 병원을 방문해 점검하면서 건강한 분만을 준비해야겠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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