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님, 우리 동네 교통은 이게 불편합니다” [쿠키청년기자단]

기사승인 2024-02-19 15:00:07
- + 인쇄
“후보님, 우리 동네 교통은 이게 불편합니다” [쿠키청년기자단]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변 자전거 전용 도로에 방치되어 있는 공유 킥보드 사진=채예빈 쿠키청년기자

서울에서 교통 불편을 겪는 청년들이 있다. 공유 모빌리티의 이용 및 관리, 대학가 마을버스 운영과 같은 일상 속 불편함이다.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253명을 뽑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청년들이 지역 대표자에게 바라는 것을 알아봤다.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2030세대 청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거주지에서 느끼는 불편’과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건의하고 싶은 것’을 물어봤다. 총 53명의 청년이 질문에 답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문제는 ‘주거’다. 14명의 청년이 지적했다.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공통적이었다. 다음으로 ‘교통’ 불편이 뒤를 이었다. 9명의 청년이 답했다. 특히 교통은 지역별로 거론되는 불편함이 달랐다.

청년들이 꼽는 교통 불편은 실생활과 가깝게 밀착되어 있다. 반면 교통 관련 정책은 달빛 철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같은 규모가 큰 사업 위주로만 언급된다.

공유 킥보드 정리가 필요한 송파구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정민준(27)씨는 동네를 걸을 때마다 길 한복판에 놓인 킥보드에 가로막힌다. 정씨는 “사람이 몰리는 주말이면 5분에 길가에 버려진 킥보드가 천지”라고 말했다. 지난 3일, 공유 킥보드 이용자가 많은 석촌호수를 가봤다. 평일임에도 자전거 도로, 횡단보도 앞 점자블록, 공원 입구 등 곳곳에 방치된 킥보드가 눈에 띄었다. 옆 사람과 대화하며 걷다 킥보드에 걸려 넘어질 뻔한 행인도 있었다.

송파구는 강남구에 이어 공유 전동 킥보드 사용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송파구에는 현재 7곳의 공유 킥보드 주차장이 있지만 전체 킥보드 수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정씨는 “저도 킥보드를 종종 타는데 잘 정리되어 있어야 탈 때도 더 편하다.”면서 “적어도 송리단길, 석촌호수처럼 사람이 많은 곳은 지자체에서 더 관리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보님, 우리 동네 교통은 이게 불편합니다” [쿠키청년기자단]
서울 중랑구 자전거도로 지도. 파란색으로 색칠된 구역이 중랑구, 색칠된 굵은 선이 자전거도로다. 사진=채예빈 쿠키청년기자

자전거 도로가 필요한 중랑구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사는 최지은(26)씨는 안전 문제로 동네에서 따릉이(서울시 공공자전거)을 탈 수 없다고 말했다. 자전거 도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자전거 전용도로나 차도 가장자리에서 타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차도는 승하차하는 택시와 버스 때문에 자전거를 탈 공간이 부족하고 위험하기도 하다. 인도는 사람과 부딪힐 수 있다.

최씨를 따라 상봉역(7호선-경의·중앙선)에서 중랑역(경의·중앙선)으로 이어지는 1km가량의 왕복 6차선 도로에서 따릉이를 탔다. 버스를 피해 보도로 올라가니 폭이 2m 남짓한 길에 사람이 많아 쉴 새 없이 브레이크를 잡아야 했다. 보행자의 입장에선 걸음걸이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자전거가 위협적이다.

중랑구를 감싸는 중랑천 산책로에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어 하천에서 따릉이를 타는 시민도 많다. 중랑구에만도 따릉이 대여소가 130개 가까이 있다. 하지만 중랑구에는 중랑천 산책로를 제외하면 자전거 도로가 거의 없다.

전체 이용자 중 20·30대 비중이 60% 이상일 정도로 따릉이는 청년층의 호응이 높다. 최씨는 “인도든 차도든 자전거 도로가 생겨 따릉이를 안전하게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보님, 우리 동네 교통은 이게 불편합니다” [쿠키청년기자단]
서울 동대문구 취경동 서울지하철 1호선 회기역 앞 동대문구 마을버스 노선도. 사진=채예빈 쿠키청년기자

마을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고 싶은 동대문구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혼자 눈치 게임을 해요.” 경희대학교 학생 김은지(24)씨는 등교할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배차 간격이 들쑥날쑥한 마을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동대문구에 있는 마을버스 4개 노선 중 두 개 노선은 회기역에서 경희대와 한국외대로 향한다. 대학병원과 학교로 가는 단거리 노선인 만큼 대학들의 셔틀버스 역할을 한다. 그렇다 보니 수요가 많을 때는 배차를 늘려 이용객이 가득 차면 출발하고, 수요가 적을 땐 한두 대의 버스가 10분 안팎의 간격으로 운행한다. 심지어 버스가 출발이나 도착을 알려주는 버스 전광판도 없다.

실제로 서울시의 마을버스 전광판 보급률은 16.4%에 불과하다. 동대문구 마을버스도 예외는 아니다. 김씨는 “역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20분은 족히 걸린다.”며 “아침 수업을 듣지 않는 이상 아직 학교에 있는 버스가 3분이면 올지, 10분 뒤에 올지 알 수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두 노선의 경우 매일 줄을 서 타야 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다.”며 “타는 사람이 많은 만큼 막연히 기다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채예빈 쿠키청년기자 codpqls98@naver.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