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 후보등록 첫 주말, 격전지 동작을  ‘동분서주’
- 정권 지지론과 정권심판론 '팽팽'

기사승인 2024-03-25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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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 접전 양상'
휴일인 24일 22대 총선에 나선 국회의원 후보들은 표밭갈기에 하루해가 짧다. 한강벨트서 서울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 동작을은 ‘박빙’이다. 초선에 도전하는 류삼영(좌측)후보와 5선에 도전하는 나경원 후보가 각각 흑석동 중앙대학교 앞과 남성시장을 돌며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 휴일에도 표밭 갈기 분주, 교회로 시장으로 유권자 찾아
- 여론조사 두 후보 격차 좁혀진 가운데 주민 의견도 '반반'
- 한강벨트서 서울 민심 바로미터  ‘박빙’

휴일인 24일에도 후보들은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과 거리와 전통시장,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표밭 갈기에 분주했다.
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제가 류삼영입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로 나선 류삼영 후보가 휴일인 24일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앞에서 시민에게 자신을 알리고 있다.

총선을 보름 가량 앞두고 서울의 대표적 격전지 중 하나인 동작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류삼영 후보와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지역 곳곳을 누비며 소중한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흑석동·상도1동·사당1~5동으로 이뤄진 동작을은 민심이 어느 정당에 치우치지 않은 ‘스윙보터 지역’이다. 4·10 총선 최대 격전지인 '한강 벨트'에 속한 서울 동작을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도 불린다. 1987년 민주화 이후 9번의 선거에서 보수정당이 4차례, 진보정당이 5차례 승리를 거뒀다. 특정 정당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는 특성 탓에 선거 때마다 수도권 전체 판세를 가르는 주요 격전지 역할을 해왔다.
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나경원 후보가 남성역골목시장에서 만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선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은 이수진 후보가 52.1%를 얻어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45%)를 7.1%포인트(p) 차이로 이겼다. 4년 전 패배를 딛고 설욕전에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는 동작을을 야당에 내줬던 기간을 '멈춘 4년'이라고 비판하며 "이제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달라"고 주장한다.

나 후보는 이번 총선의 주요 공약으로 이수과천 복합터널 조기 완공/ 사당로 확장/ 남성역 출입구 연장 등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교통과 함께 내세운 또 다른 공약은 '교육'이다. 나 후보는 과학중점학교/ 학군조정/ IB프로그램 도입/ 학원가 유치 등이 중점 공약이다.
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시장에서 유권자들과 이야기 나누는 나경원 후보'
나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멈춰버린 것에 대해 구민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두 번 속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뽑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 투표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해 올해로 23년 차를 맞는 중진이다. 2018년 보수정당 최초로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돼 정치적 체급을 키웠고 이번 총선에서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수도권 선거를 지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24일 오후 류삼영 후보 지원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좌에서 두번째) 대표가 성대전통시장 입구에서 현 정부의 실정을 질책하며 야당후보에게 한표를 부탁하고 있다.

여당 후보에 맞서는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며 민주당 연승을 노리고 있다. 비록 초선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이지만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경찰국 설치 반대를 주도했던 인물인 만큼 '투사'의 이미지를 살려 거물급 정치인을 상대하겠다는 각오다.

인지도가 낮은 류 후보는 휴일에도 거리와 시장을 돌며 유권자의 손을 잡고 민심을 귀담아 들었다. 보름 앞으로 선거에서 '사즉생 생즉사'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류 후보는 "대의와 명분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류삼영 후보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 후보는 오래 살았을 뿐이지 잘하신 것은 적게 보인다"며 "제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초선이지만 4선 중진들보다 더 확실하게 지역 발전을 위해 잘 할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1호 공약은 ‘안전 동작’이다. 그는 “경찰 출신인 저만이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 침수 등 재난 피해가 없는 동작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당·이수·남성 역세권 상업벨트 확대, 흑석 수변 공원 조성 및 수변으로 지하 연결통로 개설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강남 4구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이 적지 않은 만큼 교육 공약은 흑석동 신설 고등학교 개교를 약속했다.
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국민의 힘 나경원 후보는IB교육(스위스식 학생참여 중심수업), 과학중점 자율학교 신설, 학원가 유치는 공교육가 사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교육특구 동작’/ 서울 강남역과 광화문을 18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서울 내부순환 급행전용 철도망 구축 등 ‘사통팔달 동작’/ 누구든 집에서 15분 안에 걸어서 문화,체육시설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는 ‘15분 행복동작’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강벨트’ 중에서도 막판까지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대표적 접전지인 동작을은 선거 초반에는 나 후보가 10% 이상 앞섰지만 현재는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대학교 앞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김 모 씨는 “이번에는 힘을 모아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해서 기호1번 류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비록 류 후보가 동작에 연고도 없고 신인이지만 열심히 하면 승리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남성역골목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정 모 씨는 “나 후보는 지난 번 선거에서 패한 이후 열심히 지역을 찾아다니며 주민의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면서 “지역을 잘 알고 정부에서도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나 전 의원을 선택하고 현 정권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민주당 류삼영 후보는 흑석동 소방안전센터 신설과 스마트 안전마을 조성 확대 등 ‘안전동작’/ 상도동 체육문화타운 조성과 사당동 종합 예술공연장 건립 등 ‘품격동작’/ 영유아 전용 체육관 건립과 ‘초.중.고.대’원스톱 교육특구 조성 등 ‘교육동작’/사당.이수.남성역세권 상업벨트 확대와 이수미로 문화의 거리 확대 조성 등 ‘미래동작’/ 이수과천 대심도 복합터널 조기착공과 총신대-숭실대 4차선 터널 추진 등 ‘교통동작’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동작을은 총선 때마다 민심이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기로 유명한 곳이다. 1988년 총선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정당 후보가 나누어 승리했다. 2008년 정몽준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탈환한 이후 보수정당의 장기 집권이 이어졌지만 2020년 21대 총선에서 지역 터줏대감이던 나경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의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에게 패배했다. ‘와신상담’ 4년 만에 설욕전에 나선 나 후보는 일찌감치 바닥 민심을 훓트며 지역구 탈환은 물론 5선 고지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 이수진 의원을 컷오프하고 경찰 출신의 ‘영입인재 3호’ 류삼영 후보를 단수공천하면서 다시한번 여당 중진과 야당 신인 간의 물러설 수 없는한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동작을, 5선 도전 나경원vs 초선 류삼영 [22대 총선 격전지]
'공약 잊지않고 꼭 실천해주세요'
24일 오후 남성시장을 찾은 나경원 후보에게 노점상을 하는 한 할머니가 나 후보의 두손을 꼭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