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난해 순익 13조…역대급 실적 배경은

기사승인 2024-03-27 1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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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난해 순익 13조…역대급 실적 배경은
쿠키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국내 전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45.5% 증가하며 13조원을 돌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 22개, 손해보험사 31개를 합친 전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13조357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4조1783억원(45.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생명보험사 전체의 당기순이익은 5조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7.6%(1조3915억원) 증가했고, 손해보험사 전체는 지난해보다 50.9%(2조7868억원) 증가한 8조2626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의 수입보험료에선 손보사의 수입보험료가 생보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손보사는 125조2017억원으로 4.2% 늘었고,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112조40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줄었다. 보험사 전체 수입보험료는 237조6092억원으로 전년보다 6%(15조1832억원)가량 줄었다.

손보사는 장기(3.5%), 자동차(1.4%), 일반보험(8.5%), 퇴직연금(6.6%) 등 수입보험료가 고르게 증가한 반면 생보사는 보장성보험 위주 판매 정책과 주식시장 위축 탓에 저축성(-38.0%)을 비롯해 변액보험(-4.0%), 퇴직연금(-14.7%) 등의 수입보험료가 감소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높아진 것을 회계제도 변경과 실적개선의 영향으로 설명했다. 지난해 1월1일부터 보험업계에 새 회계기준인 IFRS9, IFRS17이 도입되며 보험사의 실적을 평가하는 회계 제도가 크게 달라졌다. 생보사의 보장성보험과 손보사의 장기보험 판매가 늘어난 실적개선의 효과도 컸다.

업계에선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 전부터 상품 구조를 바꾸는 등 미리 준비하고, 지난해 금리 상승이 당기순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은 보험기간 종결 시점이 아니라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개념”이라며 “지난해 금리가 오르는 추세라 투자 영업 손익 쪽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을 준비하면서 보장성 보험 위주로 상품 구조를 많이 바꿨다”라며 “그러다보니 보험 영업 손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업계는 앞으로 전망에 대해 지금과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에 맞춰 운영하는 구조가 세팅이 됐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은 변액 보험 같은 요인이 있겠지만, 보장성보험이나 장기보험은 변동성이 크지 않다”라며 “이번에도 그랬듯 수입보험료 증가율도 예측 범위 안에서 계속 이어지겠지만, 금리 변화 같은 환경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감원은 “금리·환율 변동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의 증가 등으로 향후 손익·자본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보험사는 재무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회사의 영업·투자활동에 따른 재무건전성 리스크 요인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는 등 상시감시 활동을 철저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