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에너지·자원 해외 진출 리스크…“분쟁 대응전략 필요”

- 산업부, 제4차 통상법무 카라반 개최
- 에너지·자원 해외 진출 리스크 점차 커져
- “IRA·EU 규제 등 확인, 계약 과정 문서화 중요”

기사승인 2024-06-24 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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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에너지·자원 해외 진출 리스크…“분쟁 대응전략 필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서울 ENA 스위트 호텔에서 열린 ‘제4차 통상법무 카라반: 에너지·자원 공기업 국제분쟁 대응 전략’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글로벌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 속 에너지·자원 공기업의 해외투자 관련 분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해외 각종 규제 및 효율적인 대응 사례에 대한 논의의 장이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서울 ENA 스위트 호텔에서 에너지·자원 공기업, 국내외 국제분쟁 전문가 및 법률전문가 등이 참석, ‘제4차 통상법무 카라반: 에너지·자원 공기업 국제분쟁 대응 전략’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부발전·서부발전 등 한전 발전자회사, 광해광업공단,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법무담당자와, 법무법인 태평양·세종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유관 공기업의 해외 분쟁 현황을 점검하고 분쟁담당자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개최됐다.

‘에너지-자원 국제분쟁 해결 전략: 복합적 분쟁해결’의 첫 번째 세션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한창완 변호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등으로 에너지 안보가 강조되고 있고, 친환경 에너지 전환, 경제안보 강조 기조 등으로 자국우선주의가 더욱 노골적으로 심화되고 있다”면서 “지금도 에너지 관련 분쟁이 많지만 향후 5~10년 뒤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해외투자를 진행할 때 해외기업·현지정부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통상문제들이 발생하며, 국내소송·투자분쟁·상사중재 등 별개의 독립된 절차를 병행 및 순차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법무법인 태평양의 김준우 변호사는 “투자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를 부여했다가 일방적으로 폐지·변경하거나, 투자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환경 규제 도입, 공동투자자 간 또는 JV(조인트벤처)와의 분쟁 등이 주요 유형”이라며 “계약 과정에서 회의록이나 멘트 등을 받아놓거나 문서화 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커지는 에너지·자원 해외 진출 리스크…“분쟁 대응전략 필요”
‘제4차 통상법무 카라반: 에너지·자원 공기업 국제분쟁 대응 전략’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미국·EU(유럽연합) 등의 규제 변화 동향에 대한 세션을 맡은 로펌 커빙턴앤드벌링(Covington&Burling LLP)의 구자민 변호사는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를 강화하고, 관련 세액 공제를 받으려면 임금·노동시간 등 고용 요건과 철강·제조 관련 미국 내 생산 요건 등을 갖춰야 한다”면서 “美 대선 이후 만약 정권이 바뀌더라도 IRA에 대한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보여, 계약 당시 이러한 부분들을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커빙턴앤드벌링의 Carole Maczkovics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EU는 보조금 지급을 거부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EU 집행위원회에서 판단할 때 사전에 집행비에서 승인을 받았거나 예외 규정을 준수할 경우 보조금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특히 EU도 IRA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 제조·장비 분야에서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잘 주시하고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중재 제도에 대한 설명 세션을 맡은 KCAB International(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의 이상엽 변호사는 “분쟁에 대한 공론화 우려, 신속성 의문, 준거법 등 생소한 개념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국제중재에 대한 장벽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소송 대비 당사자 간 협의를 도출하는 데 주력하고 충분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등 국제중재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효과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KCAB International은 국내 유일의 국제중재기관이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에너지·자원 분야는 해외 진출 시 불확실성이 크고, 분쟁 대응에도 면밀한 전략과 복합적인 역량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기업의 국제분쟁 역량 강화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