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잡혀간다” 긴축 중단 기대감에 기술주 랠리…뉴욕증시 상승

다우 1.14%·S&P500 1.33%·나스닥 1.99%↑

기사승인 2023-04-14 06: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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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잡혀간다” 긴축 중단 기대감에 기술주 랠리…뉴욕증시 상승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CPI)에 이어 생산자물가(PPI)가 크게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에 투심이 살아났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3.19p(1.14%) 상승해 3만4029.6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4.27p(1.33%) 뛴 4146.22, 나스닥지수는 236.93p(1.99%) 오른 1만2166.2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3월 PPI가 주도했다. 도매상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PPI는 일반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 성격을 갖는다. 미 노동부는 3월 PPI가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4월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전년 대비로는 2.7% 증가했다. 전월(4.9%)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예상치인 3.0%보다도 낮게 나왔다. 전날 CPI가 둔화한데 이어 도매 물가도 내려가면서 인플레이션 둔화에 힘이 실렸다.

여기에 고용시장 과열이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경제지표도 나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1000건 늘었다.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시장 전망치(23만2000명)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다가왔다는 기대가 나왔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11개 업종 중 부동산을 제외한 10개 업종이 올랐다. 특히 그동안 금리 인상으로 고전했던 기술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며 랠리를 주도했다. 시총 규모가 큰 애플(3.41%), 구글 모기업 알파벳(2.67%)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2.97%) 테슬라(2.97%) 등은 일제히 상승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웨드부시 증권이 신규 구독자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언급한 이후 4.58% 뛰었다. 소셜미디어 그루폰 주가는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 소식에 4.03% 올랐다.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데이비슨은 회사 최고재무책임자의 사임 소식에 1.74% 내렸다. 델타항공 주가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는 소식에 1.10% 하락했다.

시장은 14일 나오는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의 실적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 위기 이후 신용 환경 위축 등에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일갂에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등 시장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JP모건프라이빗뱅크의 데이비드 카터 투자전문가는 로이터에 “PPI 하락 이후 증시가 반등했다. CPI에 이어 PPI도 인플레이션 둔화를 시사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이 긴축을 빨리 끝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시장에서 예상하는 컨센서스 65%보다 훨씬 낮은 35%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잔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SVB 등 파산 이후 추가 파산이 없고 은행 대출은 최고치를 벗었다. 예금 이탈도 가라 앉았다”며 “은행 위기 리스크는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베던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메건 호너먼은 CNBC에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에 너무 낙관적일 정도로 약간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며 “연준이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연준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오래 유지할 것. 내년에 금리를 내릴 수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매우 끈질기게 높은 환경이라 (지금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