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피프티 피프티 멤버 빼가기 의혹을 둘러싼 소속사 어트랙트와 프로덕션 용역업체 더기버스 사이 갈등이 폭로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어트랙트 측은 워너뮤직코리아와의 녹취를 공개하며 “더기버스가 소속사와 논의 않고 멤버 거취를 옮기려 했다”고 주장했으나, 더기버스 측은 “레이블 거래를 제안한 것”이라고 맞섰다.

더기버스는 3일 입장문을 내 “어트랙트 측은 안성일 대표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 거취에 대해 워너뮤직코리아와 독단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어트랙트 측의)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이 계속될 경우 강경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어트랙트 측이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가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에게 승인받지 않고 피프티 피프티 바이아웃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그 증거로 전 대표와 윤 모 워너뮤직코리아 전무의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한 데 따른 입장 표명이다.

바이아웃이란 스포츠 용어로, 선수와 구단이 맺는 계약에서 ‘다른 구단이 이적료를 일정 금액 이상 제시하면 소속 구단과의 협의 없이 바로 선수와 협상할 수 있다’고 명시한 조항을 가리킨다.

더기버스는 워너뮤직코리아에서 어트랙트와의 레이블 딜(거래) 논의를 희망해 다리를 놔준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더기버스 주장에 따르면 워너뮤직코리아는 어트랙트를 회사 산하 레이블로 두고 자금과 인프라를 투자하는 레이블 딜을 원했으나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가 이를 거절했다. 이후 전 대표가 선급 투자(음원 유통사가 기획사에 투자금을 지급하고 독점 유통권·수수료 등을 확보하는 방식)에 관심을 드러내자 워너뮤직코리아가 제안을 수정해 바이아웃을 거론한 것이라고 더기버스 측은 설명했다.

더기버스 측은 “어트랙트는 워너뮤직코리아의 레이블 딜을 수락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진 당사가 뒤에서 모략을 꾸몄다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사(어트랙트)와 소속 아티스트 간 이슈에 관한 책임을 관련 없는 회사(더기버스)에 지우는 억지 프레임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어트랙트는 외부세력이 피프티 피프티 멤버를 빼가려 한다며 그 배후로 안 대표를 지목했다. 안 대표는 피프티 피프티 데뷔 프로젝트를 맡아온 인물로 히트곡 ‘큐피드’(CUPID) 작곡에도 참여했다. 어트랙트는 이 외부세력이 워너뮤직코리아에 접근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워너뮤직코리아 쪽에도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워너뮤직코리아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어트랙트는 안 대표 등 4명을 업무방해, 전자기록 등 손괴, 사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안 대표 측은 어트랙트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회사 명예를 훼손했다며 맞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도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 5일 첫 변론기일이 열린다. 멤버들은 어트랙트가 활동수익을 제대로 정산하지 않는 등 계약 내용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