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치료비 중단하면 확산세 못 잡아”

질병청, 감염병 단계 4급으로 낮춰 검사·치료 자부담 전환 예고
무상의료본부·의사단체 “숨은 감염자 불어날 것” 우려

기사승인 2023-08-07 13: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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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치료비 중단하면 확산세 못 잡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시민들이 시민선별소를 찾았다.   사진= 박효상 기자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단계가 4급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그 동안 정부에서 제공하던 검사·치료비 지원이 중단된다. 개원가, 시민단체는 지원 중단은 코로나19 확산세에 오히려 불을 지필 것이라며 시정을 촉구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4주차(23~30일) 신규 확진자는 총 31만3906명으로 전주 대비 23.7% 늘며 5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일 확진자 수는 4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증상이 있더라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을 수 있어 실제 확진자 규모는 이보다 2~3배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질병청은 현재 2급인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4급으로 낮추면서 8월부터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유료화하고 치료비를 자부담 원칙(위중증 환자 제외)으로 변경할 계획을 밝혔다. 또 확진자에게 제공하는 생활지원비와 중소기업에 대한 유급휴가 지원비 지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7일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4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성명서를 내고 “코로나19 검사를 자부담으로 전환하면 많은 사람이 검사를 꺼려 숨은 감염자가 늘고 유행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정부의 방역완화책을 반대했다. 

이어 “정부 정책은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식의 각자도생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유행을 부채질하고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단체 역시 감염병 단계 하향으로 인한 수가지원 체계 개편은 진료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3일 질병괸리청을 방문해 “8월 여름 휴가철, 9~10월 추석 연휴로 인한 이동량 증가와 맞물려 10월 이후 본격적인 겨울 대유행이 예측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등급 하향에 따른 수가지원 체계 개편이 최일선에서 코로나19 유행을 막아온 일선 의료기관의 감염병 진료 차질과 환자들의 소극적 진단·검사를 부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감염병 등급 조정이 되더라도 지난 6월 하향 조정된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경계’로 유지해 의료대응과 지원체계를 당분간 유지시켜야 한다”며 “질병관리청 뿐 아니라 관계 부처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청은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4만명을 기록하며 확산세가 커지자 방역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7일 예정돼 있던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회의 일정을 이달 중순으로 미뤘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오늘 오전 백브리핑에서 “이번주 병원급 의료기관 마스크 유지를 포함한 코로나 4급 감염병 지정에 대한 발표를 예정했으나 연기했다”며 “코로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감소하고는 있지만, 신규 확진자가 6주 연속 증가하는 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