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인자’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일각에선 “3국 합의를 통한 성과보다는 대화 재개에 의미 둬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양자 회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리창 총리가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오전 전세기를 타고 베이징을 출발, 한국시간으로 오후 12시께 서울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리창 총리는 오는 27일 열리는 3국 회담에 앞서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의장국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한중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는 한중 FTA를 비롯한 경제 협력 문제, 중국 내 우호적 투자 환경과 한반도 정세 등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 대한 논의가 오갈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총리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연 바 있다.

리창 총리는 윤 대통령과 만남 이후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도 별도 회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임기를 시작한 리창 총리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개최된 제8차 회의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중국 내부에선 3국 대화가 중단된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강화한 한미일 공조 구도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인 합의보다는 대화 재개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일⋅한미일 협력과 대조적으로 한국⋅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미중 경쟁 격화 속에 ‘최저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하면서 “중국 경제로부터 한국이 탈피하는 것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의 분노 등 문제가 각각의 양자 관계에 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 정상회의에 큰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한중일 3국 지도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갈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한중일 정상회담은 26~27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진행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차례로 양자 회담을 갖고 경제와 안보를 포함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저녁에는 3국 대표단과 경제계 인사 80명이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