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영화인총연합회와 한국영화감독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 전국 18개 영화 단체는 부산국제영화제 임시총회에 관한 영화인 입장문을 발표하고 조종국 신임 운영위원장 해임을 촉구했다. 투명한 절차나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대안으로 제시한 인사는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올해 영화제에 앞서 혁신위원회를 새로이 조직하고 모든 권한을 혁신위에 위임하라고 의견을 모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이날 6차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조 운영위원장의 해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공석인 집행위원장을 대행하는 수석 프로그래머의 권한과 혁신위 인사도 함께 정한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달 9일 총회에서 조 위원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이틀 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었다. 조 위원장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만큼 인사에 반발한 처사로 풀이된다. 이후 영화제 사유화 논란이 일자 이 이사장은 지난달 15일 사태 수습 후 퇴진 의사를 밝혔다. 조 위원장은 거취와 관련해 의사를 표하지 않았으나, 해촉 안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당초 영화계에서는 허 위원장의 사임 철회를 요구하고 그가 영화제 운영을 맡아줄 것을 촉구했으나, 허 위원장이 과거 성희롱·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판도가 뒤바뀌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5일 “내부 조사에 성실히 응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알리며 고개 숙였다.
한편 이날 발표한 성명에는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영화감독협회, 한국영화배우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한국영화조명감독협회, 한국영화기획프로듀서협회, 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영화기술단체협의회, 서울특별시영화인연합회,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한국영화미술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 이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