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주 “여야 겁내 손 놓은 정책 다룰 것…그게 새로운 선택” [쿡 인터뷰]

20년 진보진영서 고군분투 하다 제3지대로
정년·호봉제 폐지 등 노동정책 제시
“자회사 형태가 비정규직 문제 해법”

기사승인 2024-01-18 13: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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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여야 겁내 손 놓은 정책 다룰 것…그게 새로운 선택” [쿡 인터뷰]
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임형택 기자

 

“자부심 있다”

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정년·호봉제 폐지 등 파격적인 노동 정책을 낸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년 이상 진보진영에서 노동체계를 연구했던 그는 제3지대에서 유일하게 노동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며 자부했다. 

조성주 대표는 오랫동안 정의당에서 활동하다 최근 제3지대 확장을 주장하며 새로운선택에 합류했다. 서울특별시 노동전문관을 역임했던 그는 국내 최초 청년세대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 창립의 최초 제안자이며 정책기획팀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랬던 그는 현재 진보정치가 변화해야 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노선전환을 결심했다. 기존의 권력 체제에선 한계가 있다며 여러 세력이 포괄된 제3지대에 뛰어들었다. 

쿠키뉴스는 지난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새로운 선택 당사에서 조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새로운선택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하는 제3지대 연합 정당’을 기치로 내걸며 금태섭 전 의원이 창당했다. 조 대표가 합류하면서 양당 정치를 비판하고 기득권 정당의 대안을 모색한다. 최근 류호정 의원도 정의당을 탈당 후 합류했다. 

조 대표는 먼저 새로운선택에 합류하게 된 배경으로 “지금껏 진보정치가 노동이라든지 복지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정치에서 논의할 수 있는 아젠다로 올려놓는 데 까지는 성공을 했다고 본다. 지금부터 진보정치가 해야 될 일은 그 아젠다를 실현시킬 수 있는 권력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오히려 진보정치가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기 위해 더 큰 바다로 뛰어들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고령화 시대에 맞서 청년과 호봉제를 함께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현저히 증가한 상황에서 양대노총은 정년연장을 주장하지만 기업부담으로 현실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년의 한도를 없애 고령층의 고용을 보장하고 대신 호봉제를 폐지해 생애임금의 고점은 낮춰 고용형태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조 대표는 “65세 분들은 더 이상 어르신이 아니다. 노동자다. 일도 더 잘할 수 있고 연애도 새로 할 수 있다. 이제 그런 사회로 갔다”며 “임금체계를 직무형으로 나눠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해서 맡고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비슷한 임금을 받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어느 기업에 다니냐고 묻지만 독일에선 무슨 일을 하냐고 질문한다. 즉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어느 정도의 소득을 받는 사람인 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기업에 다니는 지로 사회적 지위를 모두 결정해주는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주 “여야 겁내 손 놓은 정책 다룰 것…그게 새로운 선택” [쿡 인터뷰]
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임형택 기자

 

또 그는 비정규직-정규직화 대신 ‘괜찮은 자회사’ 모델도 제시했다. 노동시장 내 격차 해소의 현실적인 방안 중 하나라는 주장이다. 이 모델은 그가 서울시에서 노사관계를 총괄하는 역할을 할 당시 1만 여명을 정규직화 시키면서 겪었던 것을 토대로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조 대표는 “기존 진보진영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본사 안으로 다 우겨넣는 방식을 추구하는데 기업은 경직된 형태로 짜여있어 우겨넣기 어려운데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끼리도 갈등이 커진다”며 “대기업 계열사처럼 각자의 영역이 있는 형태로 발전시켜서 굳이 모든 한 기업에 다 집어넣는 방식이 아닌 다양성을 지닌 형태의 자회사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새로운선택은 노동시간과 관련한 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정치권에선 장시간 노동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조 대표는 ‘휴식권’을 어떻게 늘릴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그는 “젊은 층인 3040에선 휴가가 더 많아져 내가 온전히 나의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확보하기를 원하는 요구가 훨씬 더 많다”며 “점심시간 유급화를 통해 9시 출근 6시 퇴근이 아닌 9시 출근 5시 퇴근, 또 단계적으로 주4일제도 준비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도 마찬가지로 유연화 해야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인터뷰 내내 ‘변화’에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금개혁도 용기 있게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당이 현재 손을 놨다”며 “여야가 겁이 나서 손 놓은 정책들을 솔직하게 다루는 새로운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3지대 신당 세력들과의 통합하기 위해선 각 세력들의 ‘공통점’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 신당과 단일 정당 이후 공통적으로 제시할 비전을 미리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조 대표는 “서로 차이가 뭔지, 공통점은 뭔지 확인하는 작업을 미리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차이만 부각되다가 합치게 되면 이합집산밖에 되지 않는다”며 “각자 가지고 있는 비전에 대해서 서로 논의해보는 과정을 빨리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선택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일정당을 출범하기 위한 실무협의기구를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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