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한 대한항공 핵심시설…“고객·직원 안전 위한 최신 설비”

대한항공, 안전 운항 핵심 시설 공개
전면 리모델링으로 최첨단 시설로 탈바꿈
“전 부문에서 철저한 안전관리 노력 기울일 것”

기사승인 2024-05-23 17: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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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한 대한항공 핵심시설…“고객·직원 안전 위한 최신 설비”
대한항공이 23일 안전 운항을 위한 핵심 시설을 공개했다. 영상은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테이저건을 이용한 시연 모습. 영상=조은비 기자  

대한항공이 전면 리모델링으로 최첨단 설비를 갖춘 종합통제센터(OCC)와 정비 격납고, 객실훈련센터, 항공 의료센터 등 안전 운항을 위한 핵심 시설을 공개했다. 

23일 우기홍 사장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진행된 대한항공 안전운항 체계 행사에서 “대한항공의 직원 80% 이상이 안전과 관련된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오늘 보여드릴 최첨단 설비들은 대한항공의 안전 운항에 대한 노력, 수준 높은 기술력과 안전 의식들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지난 21일 런던 발 싱가포르 행 비행기에서 난기류로 승객이 숨진 사고를 언급하며 “대한항공은 난기류에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난기류 발생 다발 구간 운항 시 안전벨트를 미리 매도록 하는 등 기내 서비스 프로토콜도 변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과정에서 안전 분야 통합을 최우선으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측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여년 동안 무사고 기록을 유지하다 지난 2022년 10월 세부공항에서 불시착을 했다”며 “이를 계기로 델타 항공 안전팀과 명망 있는 컨설팅 업체와 함께 현장 점검 및 안전 문화를 재구축 했다”고 밝혔다. 

재무장한 대한항공 핵심시설…“고객·직원 안전 위한 최신 설비”
대한항공 정비 격납고. 사진=조은비 기자 

“10여개 국가 장비 조립 인증 보유한 ‘정비 격납고’

이날 대한항공은 안전 정책을 수립하는 핵심 시설을 자세히 소개했다. 가장 먼저 공개한 곳은 대한항공 본사 중심부에 위치한 김포 격납고였다. 길이 180m, 폭 90m의 초대형 시설로 축구장 2개를 합친 규모다. 이날 3대의 소형 항공기가 기체 중정비를 위해 입고돼 있었다.  

김일찬 운항점검정비공장 부공장장 수석은 “격납고에서는 항공기 기체와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정비 작업을 수행한다. 현재까지 4000대 이상을 수행했다”며 “유압, 공압,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부품 수리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보잉사 사고와 관련해 “글로벌 사고에 대해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특별점검 지시가 내려왔다. 문제가 되는 항공기는 즉시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한 “비정상 상황 발생 시 타 부문과 실시간으로 협조하기 위해 종합통제센터(OCC)와 함께 전담 조직인 정비지원센터를 개설했다”고 덧붙였다. 

재무장한 대한항공 핵심시설…“고객·직원 안전 위한 최신 설비”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 사진=조은비 기자 


2주 전 항공기 스케줄까지 조정…‘종합통제센터(OCC)’ 

본사 8층에는 330평 공간에 11개 부서 모여 전문가 250여 명이 근무하는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이하 OCC)가 있다.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최첨단 설비를 갖춘 대한항공 OCC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OCC에서는 항공기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일평균 항공기 400여 편을 운항하는데 OCC에서는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황윤찬 통제운영팀 Network OPS 그룹장 부장은 “이곳에서는 항로와 연료, 탑재량, 비행시간을 산출해 항공기가 계획대로 운항하고 있는지 살피고, 운항승무원에게 안전 운항 정보를 지원한다“며 ”최적의 항로를 구성해 비행시간을 단축하고 연료를 절감하는 역할도 맡는다”고 설명했다. 

황 부장은 “테러, 재난, 자연재해 등 세계 주요 이슈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뉴스 화면을 띄워놓는다”며 “이번 리모델링으로 본사 3층에 있던 정비지원센터가 8층 OCC에 합류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조종실 내 기장과 SATCOM(샛콤) 시연이 이뤄졌다. SATCOM이란 인공위성과 지상 및 지상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상과 항공기 간에 음성 및 Data 통신을 수행하는 원거리 위성 통신 장치다. 김성진 통제운영팀 운항관리사 차장은 SATCOM을 통해 기장에게 난기류 상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운항 경로를 추천했다. 

재무장한 대한항공 핵심시설…“고객·직원 안전 위한 최신 설비”
대한항공 항공 의료센터. 대한항공 

운항 자격 증명하는 ‘항공 의료센터’


안전 운항을 책임지는 승무원과 임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항공 의료센터에는 정기 건강 검진을 시행하기 위해 모인 임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항공사 업무 특성상 불규칙한 스케줄 근무로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최신식 설비와 의료 시설을 리모델링했다는 설명이다. 

최윤영 항공 의료센터 센터장은 “의원급에서 보유할 수 있는 장비들은 최신 장비로 구비가 되어 있다”며 “특히 조종사의 경우 눈과 귀가 가장 중요해 미 연방항공청이 인정하는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를 정확하게 판독하기 위해 국내 우수한 대학 병원과 연계해 의료 자문위원들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지상 의료 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며 ”24시간 응급의료콜시스템을 통해 지난 2월 네팔을 향하던 항공기 기내에서 환자 승객이 발생했을 때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위험 요소를 감추는 문화를 바꾸기 위해 자율 보고제도 운영을 활성화하고 있다”며 “안전과 관련한 이벤트를 제로로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꾸준히 위험도를 줄이는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