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환자 진료 계속…전공의 면허정지 시 강력 대응”

병원 줄도산, 필수의료 붕괴 경고
의대 증원 집행정지 기각·각하에 “모순된 판단”
“무리한 증원 추진에 전공의·의대생 못 돌아와”

기사승인 2024-05-24 16: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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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환자 진료 계속…전공의 면허정지 시 강력 대응”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송파구 울산의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 관련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 입학 정원 증원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단체행동을 자제하고 환자 곁을 지키겠다고 했다. 다만 정부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경우 휴진보다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4일 서울 송파구 울산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한국 의료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지금이라도 의대 증원 절차를 멈추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표했다.

의대 교수들은 아직 의대 증원 절차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희망을 갖고 의료 현장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가 증원을 확정하면 1주일간 집단휴진을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교수들은 주 1회 휴진 등의 자발적 집단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정안을 발표할 때까지 교수들은 희망을 갖고 진료를 계속하겠다”며 “당장 환자에게 피해가 갈 일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갑자기 전공의들의 의사 면허를 정지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이전에 논의한 것을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정부가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병원들의 줄도산은 불가피하고, 필수의료부터 붕괴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놨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자연적으로 도태되기를 원하고, 종합병원협의회 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의사 인력이 종합병원에 확보될 수 있도록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세계 최고의 의료를 자부하던 대한민국의 의료 수준의 퇴보를 목전에 두고 있고, 향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며 필수의료는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이 전공의, 의대생, 교수 등이 낸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 항소심에 대해 각하·기각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선 “공공복리를 위해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논리는 잘못됐다”며 “법원은 비과학적인 정책이 공공의 복리에 부합한다는 모순된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각 대학별 증원 수요조사 방식도 문제 삼았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14개 대학을 실사했다고 하지만 형식적이었다”면서 “정부가 주장하는대로 오랜 기간 준비한 의대 정원 증원이라면 최소 1년 전부터 대학의 인력, 시설, 기자재에 대한 충분한 실사를 통해 교육 여건을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탓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전공의의 요구사항은 변화가 없음에도 정부는 의대 정원에 대해선 처음부터 절대로 변화할 수 없다며 가장 강력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며 “전공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악마화하고 있다.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으니 전공의와 학생들은 의료 현장에 돌아올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정부와 함께 의료개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 있고, 의대 증원도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고 하면 함께 논의할 의지가 있으니 젊은 의사와 학생의 미래를 위해 한 번쯤 멈춰달라”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